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게임 방송 앱, 트위치
    2021년 FINANCE 2021. 10. 12. 21:28

    오바마는 쓰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쓰는 앱이 있습니다. 매달 1억 명 이상이 이 앱을 이용하는데요. 전 세계에서 한 달 동안 이 앱을 이용한 시간은 약 8억 4천2백만 시간이나 됩니다. 2019년 매출은 15억 4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8천억 원에 달합니다. 유튜브보다 약하지만, 유튜브보다 잘 나가는 앱, 트위치입니다. 트위치는 실시간으로 게임 방송을 볼 수 있는 앱 인데요. 게임 방송 서비스는 e스포츠 사업을 위한 중요한 플랫폼이기에, 테크기업들이 눈독 들이는 분야입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분야 1위는 유튜브가 아니라 트위치입니다.

     

    국내 트위치 시청 시간은 약 7억 800만 시간으로, 2위인 아프리카 TV, 3위인 유튜브보다 훨씬 많았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트위치는 어떻게 유튜브를 이길 수 있었을까요? 트위치 앱을 실행하면, 구독하고 있는 게임이나 스트리머의 영상이 뜹니다. 팔로우 중인 카테고리는 개별 게임으로 나뉘어 있는데요. 좋아하는 게임을 골라서 바로 볼 수도 있고요. 전에 봤던 영상 목록을 보고 이어서 볼 수도 있습니다.

     

    프로필 메뉴에서는 저장한 동영상이나 클립, 개인 채팅 메뉴를 볼 수 있고요. 여기서 생방송 시작을 누르면, 바로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클릭하면, 그 게임과 관련된 생방송 목록이 바로 뜹니다. 게임 이름 아래를 보면 이 게임을 몇 명이 시청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방송을 한번 볼까요? 한쪽엔 게임 화면, 다른 한쪽엔 채팅창이 있습니다. 세로로 놓으면 채팅창이 더 크게 보이지만, 가로로 놓으면 게임 화면이 더 크게 보입니다. 채팅창을 클릭하면 채팅을 할 수 있는데요. 이 채팅이 트위치의 핵심 콘텐츠입니다. 채팅을 통해 이용자들은 스트리머와 함께 게임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트위치는 처음부터 게임 중계 스트리밍 서비스는 아니었습니다. 트위치의 전신은 2007년에 내보낸 저스틴 TV로, 창업자인 저스틴 칸의 일상을 종일 중계하는, 라이프 스트리밍 TV였습니다. 그러다 2011년, 게임 방송 채널을 분리해 트위치 TV라는 플랫폼을 내놓습니다. 스타크래프트 2 같은 게임을 방송하면, 인기를 끌 수 있다고 생각한 거죠. 예상은 적중해 출시 1개월 만에 800만 명의 시청자를 모았습니다. 2014년에는 아마존이 9억 7천만 달러에 트위치를 인수했습니다. 한국에는 2015년부터 진출했는데요. 2016년 아프리카 TV에서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BJ들이 트위치로 플랫폼을 갈아타면서,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게 됩니다. 2019년 상반기 한국 Z세대가 가장 많이 쓴 앱 중 하나로 선정됐을 정도로요.

     

    트위치가 다른 게임 중계 스트리밍 서비스와 무엇이 달랐을까요? 트위치는 단순한 방송 플랫폼이 아니라, 좋은 화질로 선명하게 게임 방송을 즐길 수 있는 전문 플랫폼이었습니다. 그래서 게임 방송 스트리머들이 트위치에서 채널을 개설해 방송을 했죠. 다른 플랫폼보다 수수료가 적어서, 스트리머에게 돌아가는 몫도 많았습니다. 덕분에 트위치는 닌자(NINJA) 같은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게임 스트리머도 배출하게 됩니다.

     

    트위치 인기의 핵심은, 스트리머와 투수 라고 불리는 시청자가 함께 만드는 커뮤니티에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단순한 팬이 아니라, 얼굴을 갖고 있다고나 할까요. 예를 들어 트위치는 도네이션이란 후원 시스템이 있는데요. 돈을 후원하면 전자 음성으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음성이나 영상을 스트리밍 영상에 띄울 수가 있습니다. 트수는 이 기능을 단순한 후원 기능이 아니라, 방송의 자막이나 BGM처럼 쓰기도 하고, 훈수를 두기도 합니다. 방송에서 PD가 하는 일을, 트위치에선 시청자가 하는 셈입니다. 이를 통해 트위치 방송은, 시청자와 스트리머가 함께 만드는 방송으로 바뀌게 됩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에는 음란물이 방송된 적도 있고, 저작권이 있는 음원 사용도 단속하지 않습니다. 중독 방지를 위한 여러 가지 장치도 사용하지 않죠.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하고 싶다면, 바뀌어야 할 부분입니다. 고객을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브랜드가 진짜 가치를 가지려면 팬이 있어야 하고, 그 팬을 만들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통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건 진짜 소통이었을까요? 고객과 함께 무엇인가를 만드는 순간이 바로 그 브랜드의 이야기고, 진짜 팬이 태어나는 시간 아닐까요? 소비자와 함께 어떤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지,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