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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니어 산업의 성장 규모
    2021년 FINANCE 2021. 10. 12. 21:03

    여러분은 ‘꽃보다 할아버지’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아시는지요? 황혼의 배낭여행을 담은 이 프로그램은 2013년에 처음 방영되어 매 시리즈마다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광고, 관광, 의류 산업 등 연계 시니어 산업까지 파장을 미친 것은 물론 액티브 시니어에 대한 관심까지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선전에서도 알 수 있듯 시니어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는 추셉니다. 과거 ‘시니어’를 통계 수치와 경제 지표에서 부담스러운 존재, 극복해야 할 대상, 향수를 자극하는 주변인 등으로 생각해왔다면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할 시점인 것이죠.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시니어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시니어 산업의 성장 규모는 급성장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여러분은 스마트폰, SNS 같은 ICT 관련 기기나 서비스의 주사용자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대부분 20~30대 젊은 층을 떠올리실 텐데요. 영국의 방송통신규제기관 오프컴은 영국 SNS 산업의 성장을 이끈 것은 ‘실버서퍼’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여기서 실버서퍼란 30-40대에 경제성장을 경험하고, 직장 생활 속에서 IT 관련 기기를 접한 50대가 은퇴하면서 IT 관련 기기에 익숙한 새로운 시니어 세대를 의미하는데요. 영국 55~64세 연령대의 33% 이상이 SNS를 사용해 10%포인트 이상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실버서퍼가 IT 시장의 새로운 타깃으로 주목받는 것은 비단 영국만의 일은 아닌데요. 미국의 경우 전체 소비에서 50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60%에 이르고, 이들의 인터넷 사용률은 특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도 다르지 않습니다. 65세 이상 69세 미만의 연령에서 인터넷 사용이 급증했는데요. 이는 일본의 단카이 세대가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자 층으로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한국 역시 50대와 60대의 인터넷 이용률이 약 46% 증가했는데요. 이러한 추세에 따라 서구 선진국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더 많은 고령층들이 IT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IT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영국의 스타트업 중의 하나인 Zone-V는 전체인구의 25%를 차지하게 될 고령층이 사용하기 편한 스마트폰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노키아의 전 경영진들이 만든 Zone-V는 소리를 확대하는 기술과 디스플레이 전체 혹은 일부를 진동함으로써 사용자의 손가락에 촉각 반응을 제공하는 햅틱 터치 기술을 활용하여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청각 및 시각기능을 잃은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에는 아예 노년층 전용 스마트폰 제조사가 있습니다. Doro라는 기업은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자판의 크기를 키워서 스마트폰 사용이 부담스러운 시니어들에게 맞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이 기업의 제품은 뉴스 검색, 메시지 교환, 사진 전송, 인터넷 등 조작이 수월하고 전화나 문자 전송이 편리하도록 별도의 슬라이드 키패드가 장착돼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Doro사의 2013년 판매율은 실버서퍼를 위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과 함께 전년 대비 70%까지 급성장했습니다.

     

    실버서퍼에게 가족과의 유대감을 이어주는 서비스도 있는데요. 영국의 Mindings이라는 불리는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멀리 살고 있어서 부모님을 자주 찾아뵐 수 없는 자녀들이 태블릿을 통해 가족들의 사진, 이야기를 홀로 사는 부모님께 보낼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인데요. 이 서비스는 자녀들이 자신의 일상생활과 안부를 전할 수 있도록 해서 고령층의 심리적 안도감을 증대시키고, 독립적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영국의 건강보험인 National Health Service에서도 시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비슷한 것이 미국의 가정용 로봇 JIBO입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Cynthia Breazeal교수가 가정용 어시스턴트 로봇 ‘지보(JIbo)’를 선보여 실버서퍼들의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28센티미터의 작은 키에 2.7kg의 가벼운 몸무게를 가진 이 로봇은 가족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인식해 반응하고 움직이는 세계 최초의 가족로봇입니다. 지보는 가족들과 대화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 대신에 방의 조명을 켜주거나, 사진을 대신 찍어주고, 약 먹을 시간을 알려주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 외롭거나 몸이 불편한 노인들의 생활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SNS에도 실버서퍼를 위한 공간이 존재합니다. ‘실버서퍼들의 페이스북‘으로 불리는Saga Zone이 그 예인데요. 실버층의 사회적 연계를 증대시키는 역할을 수행했지만 인종주의적 표현 등의 문제로 폐쇄되었고 대신 SIlversuirfers.com이라는 사이트가 오픈해 50대 이상의 실버서퍼를 위한 다양한 동우회, 뉴스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는 실버서퍼를 위한 온라인 오프라인 쇼핑몰이 생겼는데요. GS shop의 ‘오하후(oahu)’는 50대를 주 고객으로 하는 시니어 전문 온라인 쇼핑몰로 오픈했고, 옥션 등에서도 빅사이즈/시니어 의류 사이트 등고령층을 대상으로 건강상품 이외의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NS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NS이숍’도시니어용품 전문점 ‘더보탬’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고령화를 이끌게 될 베이비 부머들은 대부분 물질적 풍요로움을 경험한 세대로, 가처분 소득과 소비성향이 높고 스마트폰, 인터넷 사용 등 IT기기에도 친숙하여 종전의 고령자 세대와 다른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자기 꾸밈에 민감하고 더 젊게 보이려는 니즈가 높아 IT제품을 사용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편입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증가하는 실버서퍼를 위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상용화되면서 ICT시대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자리를 잡고 있죠. 시니어는 ‘세련되지 않고’ ‘ 전통만을 고수”한다는 과거의 통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니어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버서퍼의 확대는 고령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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