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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 포토 사진 백업
    2021년 FINANCE 2021. 10. 12. 07:51

    구글 포토는 우리에게 무제한, 무료 백업을 해주는 클라우드 서비스입니다. 보통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새로 사시면 처음부터 깔려있죠. ‘포토’라는 이름의 앱이 바로 구글 포토입니다. 앱을 실행한 다음 설정을 누르고 백업 및 동기화를 선택합니다. 백업을 원하면 백업 스위치를 켜면 되고요. 업로드 크기에서 ‘고화질’을 선택하시면 무료로 백업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데이터나 로밍일 때 백업할지 말지도 지정해 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선택하면 끝입니다. 조금 기다리시면, 알아서 서버로 사진을 올려줍니다.

     

    컴퓨터로 백업된 사진을 보실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구글 포토라고 검색하면 사진을 볼 수 있는 사이트가 나옵니다. 거기서 바로 사진을 편집하거나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한번 해볼까요? 먼저 구글 포토를 실행하면, 날짜별로 찍은 사진이 쭉 뜹니다. 오른쪽 상단 아이콘이 가만히 있으면 모두 백업이 된 거고요. 아니면 백업을 하고 있다는 표시가 뜹니다. 맨 오른쪽 스크롤 핸들을 이용하면 과거에 사진을 찍은 날짜로 바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하단 두 번째 메뉴는 앨범이라고 부르는데요. 자신이 폴더를 만들어서 사진을 모아 저장할 수도 있고, 인물이나 장소, 사물 같이 특정 주제에 맞게 알아서 사진을 모아주기도 합니다.

     

    이런 백업 서비스가 모두 무제한이자 무료입니다. 처음 구글 포토가 발표됐을 때, 사람들이 정말 놀랐던 것도 그 이유 때문이죠. 1600만 화소 이하의 사진, 풀 HD 이하의 영상이라는 조건이 붙기는 하지만, 이 정도만 돼도 A4 크기로 충분히 출력할 수 있는 해상도거든요. 당시 온라인 백업 서비스로 가장 인기가 높았던 플리커가 1 테라 바이트, 피카사 웹 앨범이 출시 처음엔 250MB 용량을 제공했던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건 진짜 파격이었습니다. 결국, 구글 포토는 스마트폰 표준으로 자리 잡으며, 경쟁하던 다른 스마트폰 웹하드 서비스를 쓰러지게 만듭니다. 2017년 4월 와이즈 앱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구글 포토를 이용하는 사람 숫자는 550만 명 이상입니다. 2017년 5월 구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 세계에서 5억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으며, 매일 12억 장의 사진이 업로드된다고 합니다.

     

    구글이 왜 엄청난 무료 저장 공간을 제공하면서까지 인터넷으로 사진을 백업하게 만들었을까요? 구글 포토에 들어가면 보이는 ‘어시스턴트’ 메뉴에 해답이 있습니다. 백업된 사진을 볼 수 있는 ‘포토’ 메뉴, 폴더별로 정리한 ‘앨범’ 메뉴와는 다르게, ‘어시스턴트’ 메뉴에서는 매일 같이 ‘구글 포토’가 알아서 정리한 내용이 ‘이렇게 하면 어때요?’ 하는 느낌으로 올라옵니다. 여행했던 사진을 묶어서 지도와 함께 여행 앨범으로 정리해주기도 하고, 사진을 편집해 영상으로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과거 오늘은 어떤 사진을 찍었는지 보여주기도 하고, 알아서 사진을 선택해 더 멋진 사진으로 만들어주기도 하고, 가끔은 누군가와 함께 찍은 사진만 모아서 보여주기도 합니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구글 포토에 ‘일본’이나 ‘컴퓨터’, ‘아이스크림’ 같은 검색어를 입력하면 내 백업된 사진 중에 검색어에 맞는 사진을 뽑아서 보여준다는 겁니다. 사람 얼굴을 태깅해 놓으시면, 그 사람이 찍힌 사진만 골라서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게 바로 구글의 인공지능이고, 구글 포토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유입니다.

     

    알파고 때문에 인공지능이 갑자기 떠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구글은 처음부터 인공지능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구글 내부에서는 2011년부터 기계학습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었죠. 앞서 말한 기능들도, 실은 2013년에 이미 구현되어 있었습니다.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를 인수한 다음 훨씬 더 강력해지긴 했지만요. 무제한 백업 서비스는 인공지능이 학습할 데이터를 얻으려는 방법입니다.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기 위해선, 어마어마한 데이터가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구글은 합법적으로 우리에 대해 많은 것을 기록합니다. 언제 어디에 갔는지, 어떤 사진을 찍었는지, 어떤 메일을 주고받았는지, 이 모든 것이 다 저장되어 기록되어 있죠.

     

    우리가 몰랐던 이유는, 알파고와는 달리, 구글 포토의 인공지능은 자신을 내세우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저 자동으로 백업해주고, 수정할 사진은 수정해주고, 필요한 사진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지금은 조금 두렵지만, 앞으로 인공지능은 실제로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사용될 겁니다. 구글은 천천히, 이용자에게 필요한 기술을 찾으며, 필요하면 이해와 요구에 맞게 바꿔가며, 그렇게 10년 넘게 사진을 다루는 기술을 다듬어 왔습니다. 이젠 우리가 없으면 굉장히 불편하게 느끼는 필수 앱이 됐죠. 언젠가 우리도 그런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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