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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혁신, 구글
    2021년 FINANCE 2021. 10. 12. 07:09

    지금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은  이 기업의 서비스 없이는 이젠 하루도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 가 됐는데요. 바로  구글 입니다. 직접 제조해서 파는 제품 하나 없이도, 구글은  글로벌 혁신 생태계를 호령 합니다. 구글이 꿈꾸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미래를, 그들의 IP 빅픽쳐를 통해 들여다보겠습니다.

     

    구글의 최근  10 년간  US 특허  출원 을 살펴보면 2015년을 기점으로  매년 감소세 를 보입니다. 구글은 한국 특허 역시 2016년 말 이후 단 한 건도 출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요 글로벌 업체의 IP 포트폴리오와는 정반대입니다. 특히나 첨단 기술기반 테크 컴퍼니의 대명사 구글의 이 같은 모습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반면, '심사관 피인용건'은 매년 증가세에 있습니다. 미 특허청 심사관들이 특허심사 작업 시 구글 특허를 참고하는 일이 잦다는 건데요. 그만큼  구글 특허의 우수성을 반증 하는 지표입니다. 심사관 뿐아니라, 일선 기업도 구글의 선행특허를 참고해 자사 특허 출원에 활용하고 있는데요. 구글 특허를 가장 많이 들여다보고 있는 업체는  IBM 입니다. 자사 특허를 내는데 구글 특허 총  7555 건을 참조 했고요. 다음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애플 등의 순이었습니다. 따라서 최근 구글이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특허경영 활동을 보면, 구글은 이제 기술개발 초기 단계에 보여 온 이른바 '다출원/다청 구항 전략'에서 탈피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대신,  1 건을 출원해도 해당 특허의 질적 향상에 집중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구글의 출원량 감소 원인 중 하나는 늘어난  '특허 매입 '에 있습니다. 신기술 개발시 기존엔 자사 연구진을 총동원해 자체 개발에만 의존했다면, 최근에는 기왕의  타사 특허를 필요한 만큼 사들이는 방식 으로 전환하고 있단 얘기입니다. 매입처별로 보면, 역시 IBM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가져왔습니다. 다음으로는 일본의 히타치와 대만의 혼하이 등에서 각각 수백 건이 넘는 특허를 매집했습니다. 구글은 한국 특허에도 관심을 보였는데요. 2017  KT 로부터 총  13 건의 통신 네트워크 관련 특허 를, 그에 앞서  2015 년에는 아주대학교로부터  2 건의 무선통신망 관련 특허 를 각각 사들였습니다.

     

    그럼 여기서 구글이 한국 KT로부터 사들인 최신 특허 하나 보겠습니다. KT가 2016년 7월 미 특허청에 정식 등록한 뒤, 이듬해 구글에 매도한  전송전력 제어법 이라는 특허입니다. 기지국이 LTE나 CDMA 등의 주파수를 전송할 때, 서로 다른 둘 이상의 송수신 포인트들이 협력해서, 신호를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게 한다는 게 이 특허의 골자인데요.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바로 구글의 대표적인 빅픽쳐  '프로젝트 룬 '입니다. 이는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은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를 주대상으로 통신망을 깔기 위해 , 2013 년부터 구글이 추진 중인 중장기 플랜 이었는데요. 구글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저개발 국가뿐 아니라 지구 전체를 단일한 통신망으로 묶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재난 상황에서도 누구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었으나  현재는 중단 선언을  한 상태입니다. 당연히 여기에는 여러 네트워크 관련 기술이 필요하고, 해당 특허 보유도 필수입니다. 그간, 단말기 위주의 자체 IP 포트폴리오만을 구축해온 구글로서는, 이 같은 망 기술 특허의 외부 수혈이 긴요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구글은 현행 특허제도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구글 뿐만 아니라, 신생 테크 기업들 사이의 기본 정서이기도 한데요. 매순간 첨단 기술을 쏟아내야 하는 이들 입장에서는 표준이나 원천 기술로 촘촘히 그물을 치고 있는 기존 특허권자와 어떤 형태로든 침해 이슈를 야기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태생적 한계일텐데요. 그래서 구글은 최대한 기존 특허를 무력화시키는데 주력해왔습니다. 광고 하나 붙지 않는 특허검색 서비스  '구글 페이턴트 '에, 매년 막대한 개발 자금을 쏟아부으며 성능 개선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구글링하듯 선행기술을 찾아낸다면, 자신들을 괴롭혀온 기왕의 특허를 손쉽게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게 구글의 속내입니다.

     

    아무리 ‘안티 특허’ 속내를 품고 있다해도, 구글은 여전히 매년 2000여 건의 신규 특허를 내놓고 있는  테크 자이언트 입니다. 기본적으로 구글은 오픈 이노베이션, 즉 개방형 혁신주의 신봉자입니다. 하지만, 현행 특허제가 입에 넣어주는 ‘폐쇄형 독점주의’ 역시 쉽게 버릴 수 없는 꿀맛입니다. ‘폐쇄와 독점’의 지속이냐, ‘개방과 혁신’으로의 변신이냐? 올해 나이 500살쯤 된 특허가,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던지는, 난폭하지만 어쩌면 어떤 형태로든 이젠 답을 해야 할 질문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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