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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3대 수프, 태국 똠양꿍
    2021년 FINANCE 2021. 11. 5. 06:58

    세계 3대 수프로 꼽히는 이유

    중국의 샥스핀 수프, 프랑스의 생선 수프 브야베스와 함께 세계 3대 수프 중 하나로 꼽히는 요리가 태국의 똠 양 꿍입니다. 매콤하고 새콤한 국물에 새우를 넣고 끓인 태국식 새우탕인데요. 똠은 끓인다는 뜻이고 양은 맵고 새콤해 스파이시한 맛, 그리고 꿍은 새우라는 의미라고 하는데요. 매운 고추를 써서 얼큰한 맛이 우리 입맛에도 어울리기 때문에 태국여행을 할 때, 해장국으로 드셨다는 분들도 많은데요, 태국 현지에서는 감기에 걸렸을 때 먹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매운 맛에 더해 다양한 허브를 쓰기 때문인데요, 우리가 고춧가루 듬뿍 푼 콩나물국을 먹고 땀을 흘리면 감기가 떨어진다고 여기는 것과 비슷합니다. 똠양꿍이 그만큼 태국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국민음식이라는 증거가 되겠지요. 그런데요, 똠양꿍 맛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세계 3대 수프로 꼽히는 걸까요? 똠 양 꿍의 특징은 바로 맛의 조화에 있습니다. 인간이 느끼는 다섯 가지 맛 중에서 쓴 맛을 제외한 맵고, 짜고, 달고, 신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면서 또 각각의 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지요. 똠 양 꿍은 청양고추보다 다섯 배 맵다는 타이산 쥐똥고추와 생각만 해도 침이 저절로 고이는 라임 즙의 신 맛, 그리고 남버릴까라고 하는 생선소스의 짜디 짠 감칠맛에 더해 코코넛 밀크의 단 맛이 만들어 내는 개성과 융합의 맛입니다. 때문에 똠 양 꿍의 맛을 서로 다른 악기들 이각각의 소리를 내면서 하모니를 이루는 오케스트라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태국 역사 속에 똠양꿍 이야기

    똠양꿍은 태국 요리로 유명하지만 사실, 이름만 다를 뿐 동남아에 널리 퍼져 있는 형태의 음식인데요, 원래의 똠 양 꿍은 지금처럼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지도 않았고, 때문에 그다지 자극적이지도 않았죠. 그저 담백하면서 시큼한 생선국에 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지금처럼 자극적이고 스파이시한 맛으로 바뀌면서 동남아의 수많은 비슷한 음식 중에서 유독 똠 양 꿍만 세계 3대 수프로 꼽히게 된 것일까요? 태국 역사 속에 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똠양꿍은 태국 왕실과 고난과 시련, 그리고 영광을 함께 나누며 발전하고 진화한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혹시 흘러간 고전 영화 중에 율 브리너와 데보라 카가 주연했던 ‘왕과 나’를 기억하십니까? 아니면 주윤발과 조디 포스터가 리메이크한 ‘애나 앤 킹(Anna and The King)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으신지요? 모두 태국 국왕 라마 4세를 모델로 만든 영화인데요, 우리나라 조선의 철종(1849-1863년) 임금과 재위 기간이 거의 일치하는 라마 4세(1851-1868년)는 태국을 근대화하고 국제사회에 개방한 왕으로 지금도 태국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입니다. 라마 4세는 영국이 강요한 불평등 조약을 받아들이는 굴욕을 감수하면서까지 태국의 독립을 지켜냈는데요, 프랑스와 독일, 덴마크, 벨기에와도 비슷한 내용의 불평등 조약을 체결하면서 서양 각국은 상호 견제에 들어갔고 그 사이에, 라마 4세는 외국 문물을 받아들이며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명품 요리로 진화한 배경

    동남아의 전통음식, 톰양궁이 지금처럼 태국을 대표하는 명품 요리로 진화한 배경이 바로 라마 4세의 개방정책 때문입니다. 쇄국정책을 폐지하고 여러 나라의 문물을 받아들이며, 무역을 장려하는 과정에서 예전 전통 태국요리에는 없었던 다양한 음식문화가 똠 양 꿍에, 그리고 태국요리에 녹아들었습니다. 포르투갈 선교사가 전했다는 쥐똥고추가 널리 퍼지면서 원래는 그다지 자극적이지 않았던 태국요리에 매운맛이 더해졌고요, 인도의 카레가 들어가면서 향신료의 맛이 강해졌습니다. 똠양꿍에서 맛보는 코코넛 밀크의 달콤하고 고소한 맛은 중국요리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똠양꿍은 이렇게 라마 4세의 개방정책처럼 각 나라 음식문화가 태국 전통요리의 맛에 더해져 다양한 허브와 향신료, 그리고 풍부한 해산물과 열대과일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적인 건강한 맛으로 진화했습니다. 라마 4세의 뒤를 이어 국왕에 오른 라마 5세는 서양 열강이 상호 견제를 하느라고 태국에 내정간섭을 하지 못하는 사이, 유럽 문물을 도입하고 근대화를 추진하면서 예전에 맺었던 불평등 조약을 하나씩 개선해 나갔습니다.덕분에 태국은 자주적인 개화에 성공했고, 동남아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독립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라마 5세가 지방시찰을 다닐 때 현지 주민들이 존경하는 국왕을 환영하는 마음에서 준비했던 음식이 바로 똠양꿍이었습니다. 부왕에 이어 개혁정치를 추진하면서, 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는 라마 6세 역시 관리들과 자주 똠 양 꿍을 즐겨 먹었기 때문에 서민의 음식이었던 똠 양 꿍이 왕실 요리로 격상됐습니다. 보통의 경우 궁중 요리가 일반에게 전해지는 것과는 반대 현상이 일어난 것이지요.입헌군주국인 태국왕실은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그 배경에는 19세기의 라마 4세부터 현재의 라마 9세, 푸미폰 국왕에 이르기까지 왕실이 개혁과 개방을 통해 태국의 근대화를 이루고 독립을 지켜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개방과 포용의 상징이 담긴 음식이 바로 톰양 궁인데요, 똠양꿍이 세계 3대 수프의 하나로 꼽히는 이유 역시 다양한 음식문화가 녹아들면서 누구의 입맛에도 어울리는 조화와 융합의 맛을 만들어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똠양꿍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1960년대부터인데요. 당시 태국은 유럽 사람들의 동남아 관광 중심지였고, 베트남 전쟁 기간 중에는 미국의 후방기지 역할을 하면서 태국 음식이 미국과 유럽에 널리 퍼졌습니다. 그리고 1970~80년대 일본경제가 호황일 때 일본 관광객들이 몰려다니면서 똠양꿍, 샥스핀, 브야베스를 일컬어 세계 3대 수프라는 말을 만들어냈습니다. 똠 양 꿍이 유명해진 것 역시 개방과 세계화의 산물이지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톰양 궁이지만 우리에게는 그다지 익숙한 음식은 아닙니다. 대부분 이름만 들어 본 정도거나 아니면 한두 번 먹어봤을 뿐인데요, 혹시 기회가 된다면 개방과 융합의 요리, 똠양꿍을 한번 맛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이 낯선 것에 얼마나 개방적인지 되물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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