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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르크메니스탄 시장의 잠재력
    2021년 NEW FINACE 2021. 11. 8. 12:27

    언론 탄압이 가장 심한 3개국

    2019년 4월 비정부기구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은 언론 탄압이 가장 심한 3개국, 즉 ‘지옥 트리오’에 하나로 언급되었는데요. 조사 대상 180개국 중 180위로 아프리카의 에리트리아, 북한을 제치고 최하위에 선정되었습니다. 같은 해 세계 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한 부패인식지수에서도 100점 만점에 19점으로 조사대상 180개국 중에서 165위를 차지했지요. 이런 정보를 종합하면 투르크메니스탄은 그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사람이 살기 힘든 곳이라고 추정할 수 있을 텐데요.

    알토란 같은 신흥시장으로 부상

    그러나 놀라운 점은 이 나라가 한국 기업에게는 알토란 같은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09년 LG상사/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15억 달러 상당의 가스탈황 시설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한 이래 에너지 관련 대규모 플랜트 건설 사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요. 2015년에는 총 50억 달러 규모의 플랜트 건설을 수주하여 한국 기업이 진출한 전 세계 150여 개 국가 중에서 해외 건설 수주실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18년까지 한국 기업이 10년 간 이곳에서 거둔 실적은 100억 달러에 이르지요. 특히 2018년 9월 완공된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는 투르크메니스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한국의 우수한 기술을 알린 쾌거입니다. 부지 면적만 잠실 종합운동장의 세배에 가까운 이 초대형 플랜트는 연간 6백만 톤의 천연가스를 추출하여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데요.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LG상사 등 대기업과 124개 중소기업이 동반 진출하여 기업 상생의 훌륭한 모범이 되었습니다. 2019년 4월에는 국빈으로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이 보는 앞에서, 7억 달러 규모의 키얀리 플랜트 생산물 판매 공동법인 설립 MOU가 체결되기도 했는데요. 플랜트의 기획, 설계, 금융, 건설에서 생산물의 마케팅, 판매까지 이르는 그야말로 가치사슬의 전 주기를 우리 기업이 독차지함으로써 패키지 수주의 전형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추가로 167억 달러 규모의 플랜트 사업이 추진 중이어서 투르크메니스탄 시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지요.

    투르크메니스탄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에너지 자원

    그런데, 세계 최악의 사업환경으로 추정되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어떻게 이런 초대형 플랜트 사업이 진행되고 있을까요? 가장 큰 동력은 이 국가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에너지 자원에 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천연가스 및 석유를 포함한 에너지 부문이 GDP의 50%, 재정수입의 80%, 수출의 90%, 공업 생산의 7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경제에서 에너지 자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요. 특히 수출의 80% 를 차지하는 천연가스의 매장량은 전 세계의 10.1%로 러시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4위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이 에너지 자원이 제대로 잠재력을 발현하기까지는 소련 붕괴 이후 약 20년의 시간이 필요했는데요. 2009년까지는 천연가스 수출규모가 약 170억 m 3에 불과했고 대부분을 러시아와 이란 등 기존 가스 수출 동맹국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했죠. 이 모든 상황을 일거에 바꾼 것은 바로 세계의 공장 중국입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향후 세계 최대 천연가스 소비시장이 될 중국으로 자국의 가스를 수출하기 위해 2009년 12월 첫 번째 대중국 가스관을 완공한 이후 2010년, 2014년에 두 개를 추가로 건설하여 총 3개의 가스관을 통해 총 550억㎥ 규모를 수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었습니다. 2010년부터 중국 수출이 시작된 이후 수출 규모는 400억㎥을 넘어서고 있지요. 2013년 9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가스 수입을 2020년 650억㎥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여기에 2024년 네 번째 가스관이 완공될 경우 총 공급 가능 규모는 850억㎥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총소비량의 20% 이상을 담당하게 되죠. 석유의 시대에서 가스의 시대로 넘어가는 시점에 투르크메니스탄은 그야말로 가스 황금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2006년 당선된 후, 대대적인 개혁과 개방 정책을 추진해 온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2010-2030 사회/경제 국가발전계획’에서에너지·건설 등 인프라 확충을 통해 2030년까지 연간 2,500억㎥의 천연가스와 1억 톤의 석유를 생산하겠다는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가스 수출선 다변화, 산업 다변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특히 2019~2025년 사회/경제 발전 프로그램은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국유 재산 감축, 디지털화, 외국인 투자 기회 확대 등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한국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정책적 발판이 되었지요.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에 발맞추어 내적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은 앞으로 어떤 진화를 이뤄낼 수 있을까요? 바로 여기에서 우리 기업에게도 기회의 문이 활짝 열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권위주의 국가일수록 철저한 준법과 강한 시장 경쟁력으로 승부해야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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