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텔레그램의 핵심 기능, 보안
    2021년 FINANCE 2021. 10. 15. 23:30

    텔레그램,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카카오톡보다 많이 쓰이는 채팅앱입니다. 좋은 일에도 쓰이고 나쁜 일에도 쓰입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이슈를 이야기할 때, 결론은 이 앱으로 흘러가기도 합니다. 어떤 분들은 이미 쓰고 계시고, 아마 쓰지는 않아도 한 번쯤은 들어 보셨을 겁니다. 암호화 메신저 앱, 텔레그램입니다. 텔레그램은 지난 2013년에 출시됐습니다. 러시아에서 가장 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브콘탁테를 창업한 니콜라이 두로프와 파벨 두로프 형제가 개발했죠. 현재 사용자는 5억 명이 넘고,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쓰이는 메신저입니다. 텔레그램보다 많이 쓰이는 메신저가 왓츠앱이나 페이스북 메신저, 위챗 등밖에 없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겁니다. 우즈베키스탄, 에티오피아에선 국민 메신저이기도 합니다. 실은 이란이나 몇몇 나라에서도 인기가 있었는데, 금지를 당했습니다. 이 앱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무기, 암호화를 통한 개인정보 보호 기능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텔레그램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신 분이 많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사실 카카오톡 같은 앱과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훨씬 깔끔한 편입니다. 텔레그램 앱을 실행하면, 바로 대화창이 뜨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대화방은 일대일 대화방, 그룹 대화방, 공개 채널, 비밀 대화방이 있고요. 대화방에 들어가시면, 그냥 대화를 하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텔레그램이 가진 장점 중 하나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바로 강력한 파일 전송 기능입니다. 파일 하나에 2GB 용량까지 전송이 가능하고, 음악, 영상을 비롯해 다양한 파일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전송용량에 제한도 없고요. 그래서 간단한 파일을 웹하드나 USB 대신 여기에 저장해서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상단 메뉴를 터치하면, 텔레그램을 설정하거나 대화방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을 볼 수 있는데요. 설정을 누르면, 테마를 바꾸거나 대화방 글씨 크기를 바꾸는 등, 다양한 설정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텔레그램의 핵심 기능은 비밀대화 겠죠.

     

    쓰기 아이콘을 누르면, 그룹을 만들거나, 비밀대화, 또는 채널을 만들 수 있다고 뜹니다. 여기서 비밀 대화 시작을 선택하고 대화할 사람을 택하면, 이렇게 비밀 대화방이 뜹니다. 이 대화방에 올라온 이야기는 모두 암호화되어서 남이 볼 수 없고, 서버에 기록을 남기지 않습니다. 여기서 아무 메시지나 입력한 다음에 보내기 버튼을 오래 누르면, 알림 없이 조용히 보낼 수도 있고요. 자동 삭제 타이머를 설정하면, 메시지를 보내고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사라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대화방을 삭제하고 나오면, 아무 흔적도 남지 않습니다. 텔레그램은 대화 말고도 여러 가지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요. 이렇게 간단한 게임을 즐길 수도 있고 동호회에 올라오는 할인판매 정보만 따로 모아서 볼 수도 있습니다. 또 관심 있는 주식의 주가 정보만 따로 받을 수도 있고요.

     

    이 밖에도 텔레그램의 장점은 더 있습니다. 우선 멀티 디바이스 로그인을 지원합니다. 한 아이디로 스마트폰, 태블릿 PC, 개인용 컴퓨터에서 동시에 로그인해서 쓸 수 있습니다. 개인용 웹하드 대신 쓸 수 있는 이유입니다. PC에서 작업하다가, 텔레그램 채팅창에 던져놓으면 보관할 수 있으니까요. 앱 자체가 잘 만들어진 편이라 가볍고 빠르기도 합니다. 쓰기가 편하죠. 음성 통화도 지원합니다. 무엇보다, 광고나 상품 판매가 없습니다. 현재까지 텔레그램 앱은 비영리 앱입니다. 2021년부터 수익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는데요. 아직까진 광고 하나 없이 무료라서 깔끔합니다. 개인정보를 가져가지도 않고요. 게다가 이 앱 자체가 러시아 정부의 검열에 저항하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특정 국가 정부가 정보 제공 요구를 해도 응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러시아, 중국, 이란 등에서 사용 금지됐습니다. 오죽하면 ‘개인정보를 판매하지 않는다’가 수익 모델이라는 분석까지 나올까요. 이런 특이한 성격 때문에, 좋은 일에도 쓰이고, 나쁜 일에도 쓰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텔레그램 이용자가 확 늘어난 시기가 몇 번 있습니다. 우선 2015년에는 브라질에서 왓츠앱을 사용 금지시키면서 570만 명의 브라질인이 새로 가입했고, 다음 해에는 700만 명이 추가로 가입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 홍콩 시위 때에는 4만 명이 넘게 가입했죠. 최근엔 왓츠앱이 개인정보를 페이스북과 공유하기로 하면서, 3일 만에 2500만 명이 추가로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하면 텔레그램이라고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겁니다. 반면 러시아, 벨라루스, 이란, 홍콩에선 반정부 시위의 주요 도구이기도 했고, 한국에선 N번방 사태 같은 일에도 쓰였습니다. 마약 거래를 하거나 사기를 치는 용도로 이용되기도 하고, 인도 지역에선 불법 콘텐츠를 공유하는 용도로도 많이 쓰입니다. 솔직히 말해, 텔레그램의 보안 수준이 아주 뛰어난 것은 아닙니다. 많은 메신저들이 텔레그램 수준의 보안은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텔레그램이 비밀 대화를 권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다만 텔레그램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떤 태도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바로, 어떤 정부의 정보 제공 요청도 거부하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은 겁니다. 덕분에 지난 1년간 늘어난 이용자가, 약 1억 명이 넘습니다. 2021년은 이런 개인정보보호가, 핵심적인 과제로 떠오르는 한 해가 될 겁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겪으면서 몸소 체감하고 있습니다. 유럽과 북미에선 대형 기술 기업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이런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아주 중요한 문제로 이미 부상했고요. 지금까지 사소하게 여겼던 개인정보 수집이, 법적으로 괜찮은 수준으로 맞춰졌을 개인정보 수집이, 기업과 서비스에 대한 신뢰까지 뒤흔들 수 있는 상황으로 변했습니다. 이렇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무슨 일을 하면 좋을까요? 오늘 한번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