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2021년 FINANCE 2021. 10. 15. 23:19

    여러분은 혹시 플라스틱으로 만든 자동차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장난감이나 모형을 떠올리실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BMW 에서 출시한 전기차 , i  시리즈는 바로 플라스틱으로 만든 자동차 입니다. 한편  보잉사에서는  13 년간의 노력 끝에 주 날개를 포함한 동체의 절반 이상을 플라스틱으로 만든 보잉  787 를 선보였습니다. 쉽게 휘어지고 부러지는 플라스틱을 자동차의 차체와 비행기의 동체에 적용시킬 수 있게 만든 주역은 바로 가벼우면서도 강한 복합소재인데요, 오늘은  철보다 다섯 배 단단하고 무게는  10 분의  1 에 불과한  ‘꿈의 소재’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에 대해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가볍고, 성형이 쉽고, 부식되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강도가 약해 충격을 견디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죠. 한편 탄소는 단단하고 열과 압력에 강하지만 모양 변형이 어렵고 유연성도 부족합니다.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은 이러한 두 가지 재료의 장점만을 가진 소재를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발상 에서 태어났습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탄소섬유로 짠 넓은 천을 틀에 넣은 후 녹인 플라스틱을 부어서 강한 압력으로 굳히면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이 되는데요, 틀에 넣어 굳히는 것이기 때문에 모양을 만들기가 쉽고요, 탄소섬유가 지지대 역할을 해 주기 때문에  강도는 철의  5 배에서  10 탄성은 철의  7 에 달합니다. 물론, 무게가 가볍고, 부식되지 않고, 화학적으로 안정한 플라스틱의 장점 역시 모두 그대로 유지되지요. 말 그대로 가볍고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 꿈의 소재가 탄생한 겁니다.

     

    개발 초기,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의 주 용도는 비행기 동체였습니다. 비행기는 많은 사람과 화물을 싣고 높은 고도에서 빠르게 비행해야 하기 때문에 기체 구조가 가벼우면서도 튼튼해야 합니다. 기존의 비행기는 알루미늄 합금인 두랄루민을 사용해 왔지만,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대체할 경우 강도는 유지하면서 20% 이상 무게를 줄일 수 있어 활발히 연구, 적용되어 왔던 것이죠.

     

    ‘가볍고’ ‘단단한’ 재료가 필요한 또 하나의 분야는 바로 자동차의 차체와 부품인데요, 특히 환경오염으로 인해 연비 규제가 강화되고, 전기자동차의 출시도 현실화되면서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의 적용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작년 4월 아우디에서는 모든 차량에 이를 적용할 계획을 밝혔고요, BMW에서도 i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차체의 기본 골조에 이를 적용해 무게를 600kg가량이나 줄였습니다. 국내에서도 기아자동차에서 올 뉴 쏘렌토의 선루프에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을 적용해 출시 한 바 있으며 향후 K5 등 세단으로까지 적용을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높은 탄성입니다. 때문에  골프채 테니스 라켓낚싯대 등 가벼우면서 탄성이 높아야 하는 스포츠 용품에서 활용 되고 있습니다.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을 샤프트와 드라이버에 적용한 골프채는 무게는 더 가벼우면서도 탄성이 좋아 비거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요, 캘러웨이, 미즈노, 브리지스톤 등 주요 골프채 제조사에서는 모두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탄소섬유와 플라스틱은 모두 화학 결합이 안정적이고 인체 거부반응이 낮아 생체적합도가 높은 물질입니다. 이에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역시 생체적합도가 높아 골반, 무릎 등 임플란트 소재에 활용되고 있지요. 게다가 가볍고, 마모되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어 인공 관절에 적합한데요. 기존에 사용되던 금속 소재는 X-ray, MRI 등 진단기기를 간섭해 이식 이후 경과 진단이 어려웠지만,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은 이러한 간섭 현상이 없어 시술 이후의 치료에도 유리합니다. 영국의 Invibio사에서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임플란트를 주로 개발하는데요, 척추판, 고정핀, 나사, 베어링 등 다양한 부분에 적용해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단점을 찾아보기 힘든 것 같은 ‘꿈의 신소재’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하지만  철보다  20 배 이상 비싼 가격으로 상용화에 어려움 을 겪고 있습니다. 가열에 필요한 에너지가 1000℃ 이상이고, 화학반응이 오래 걸리는 등 특수한 생산 공정 때문에 제조 원가가 높지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의 기본 재료인 프리프레그의 가격은 kg당 12~20달러 수준인데요, 자동차용 강판이 1달러, 알루미늄은 2달러 수준이서서 가격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 주로 사용되는 에폭시 수지가 성형 후 굳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는데요, BMW 연구소에서는 현재 10분이 소요되는 공정을 한 자릿수 시간으로 단축시키는 것이 목표이며, 시간 단축이 이루어진다면 적용 확대가 더욱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높은 가격과 낮은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은 산업계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맥킨지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수요가 2030년까지 연 20%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고요, 이에 따라 자동차 경량 부품의 수요로는 30~70%까지, 우주항공산업에서는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가격경쟁력과 생산성까지 확보된다면 성장세는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입니다.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의 향후 개발 및 시장 동향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