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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가 만든 글로벌 트렌드 변화
    2021년 NEW FINACE 2021. 10. 15. 22:46

    주요 글로벌 스타 기업이 속속 내놓고 있는 최신 제품에 숨은 기술을, 그들이 지금껏 구축해놓았던 보유 IP 포트폴리오를 통해 들여다보겠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정과 일상'에 대한 신기술이 새로운 주류로 떠올랐습니다. 그렇다 보니, 그동안 최신 테크 트렌드를 주도해온 자동차 전장 부문에도 이 같은 기조가 그대로 묻어납니다.

     

    먼저 벤츠입니다. MBUX라는 '하이퍼 스크린'이 가장 눈에 들어옵니다. 길이만 1미터 40센티가 넘는 압도적 크기의, 안쪽으로 휜 전형적인 '커브드 스크린'입니다. 운전석 앞 한구석만 차지하던 기존 차내 디스플레이가, 조수석 쪽까지 확장되면서 A필러 전체를 덮을 정도입니다. 기존 차량 디스플레이는 끊임없이 하위 메뉴로 들어가거나, 스크롤의 압박이 커 운전 중 조작의 위험성까지 대두되곤 했는데요. 이번 MBUX에는 AI가 탑재돼 있어, 운전자의 평소 운행 습관을 학습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각 개인에 맞춤형 기능을 선제 제공합니다. 벤츠는 당장 이 MBUX를 연내 출시 예정인, 자사 럭셔리 전기 세단 EQS부터 탑재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은 벤츠 특허에 어떻게 녹아있을까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라는 US특허입니다. 벤츠 모기업 다임러그룹이 2014년 독일 특허청에 최우선 출원한 뒤, 2017년 미국 특허청이 공개한 특허인데요. 대표 도면을 보면 음악 감상과 내비게이션, 라디오, 전화연결 등 차량 내 각종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스크린상 가로로 길게 나열돼 있습니다. 경쟁사가 이 특허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었다면, 이미 수년 전 벤츠의 인테리어 디스플레이에 대한 횡적 확장 기조를 충분히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었을 겁니다. 이 특허 외에도 벤츠는 10건의 디자인 특허를 포함, 총 278건의 디스플레이 관련 IP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미국 자동차기업 GM은 전기차 배터리 '얼티엄'을 전격 공개했는데요. 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약 800에서 900km까지 주행할 수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GM은 최근 세계 최초의 슈퍼 전기트럭 ‘험머 EV’와 수직 이착륙 무인기 ‘VTOL’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GM은 전기차 배터리 관련 US 특허만 총 293건을 갖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대명사 테슬라(226건) 보다 많은 건수입니다. 그 가운데 배터리 충전을 원격으로 통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차량 충전의 스마트 제어법'이란 특허는, 이미 10년 전인 2011년 출원돼, 2015년 미 특허청에 정식 등록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그만큼 GM은 전기차 분야에서도, 여느 전문업체 못잖은 완성차 기업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 전자업체 소니는 ‘에어 피크'(Airpeak)’라는 드론 제품을 최근 공개했는데요. 자사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알파’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드론에 소니 특유의 카메라 기술력을 결합, 영상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DJI 등기존 드론 전문업체들과의 차별적 경쟁구도를 갖춰 나가겠다는 전략입니다. 2020년 4월 미 특허청이 공개한 '사진 촬영을 위한 복수의 드론 제어법'이라는 소니 특허는 카메라 등 각종 촬상 장치를 탑재한 여러 대의 드론이 상호 간 충돌을 피하고 비행금지 구역 내 진입을 통제하면서도, 비행경로를 실시간 분석해 이미지 촬영과 전송을 효과적으로 수행한다는 게 이 특허의 핵심입니다. 특허 내 모든 기술적 요소가 '카메라 촬영'에 맞춰져 있다는 게, 기존 드론 특허와의 차별 포인튼 데요. 실제로, 소니가 보유 중인 총 10건의 드론 특허 대부분은 모두 '영상 촬영용'으로 특화돼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재택근무를 일상화시켰습니다. 그에 따른 주거공간의 스마트화도 불러왔는데요. 트렌드 변화에 누구보다 기민하게 대응하는 전 세계 주요 스타트업들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합니다. 1150만 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화제를 모은, 로봇 전문 미 스타트업 미스티 로보틱스는 지능형 안내로봇 ‘미스티'(Misty)를 최근 선보였는데요. 이 제품은 발열체크 등과 같은 각종 신체 검진을, 인간의 개입없이 비대면으로 수행하는 일종의 '컨시어지(안내원) 로봇’입니다. 외부인이 집 안이나 사무실 등 정주 공간으로 진입하면, 제일 먼저 이 미스티가 마중 나와 체온을 측정하거나, 방문 시 안내사항 등을 고지해주는 방식입니다. 사람을 대신해 제일 먼저 출입구로 달려 나와, 각종 검사와 안내를 수행해야 하는 만큼, 그 겉모습과 제스처에서 로봇 특유의 위압감이나 거부감이 없어야 할 텐데요. 이 회사가 2019년 5월 출원한 '로봇 목 메커니즘'이란 특허를 보면, 이런 점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마중 나온 로봇의 목 움직임 하나까지도, 보다 유려하게 보이기 위해 최대한 인간이나 동물의 그것과 유사한 인체공학적 메커니즘을 채택했습니다. 미스티 로보틱스 보유 특허의 절반이 디자인 특허인 걸 보면, 이 회사가 로봇의 외양이나 첫인상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 사태로 홍역을 앓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해드린 이들 빅 테크 기업은 여기에 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팬데믹이 몰고온 글로벌 트렌드 변화를 정확히 읽고, 최적화된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었습니다. 이같이 발 빠른 대처가 가능했던 건, 보유 특허에 기반한 기술적 준비가 돼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빛을 발하는 지혜의 보고, 바로 특허가 갖는 장점이자 매력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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