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캠스터디 어플 구르미
    2021년 FINANCE 2021. 10. 15. 22:26

    스마트폰이 자율학습을 도와준다면 어떨까요? 공부할 때 쓰라고 나온 앱은 아닌데, 그렇게 쓰이는 앱이 있습니다. 2015년에 발표된 화상통화, 화상회의 서비스, 구르미입니다. 지난 2018년 8월, 은행권 청년창업 재단 디캠프에서 주최한 스타트업 사업설명회(D.Day)에서 우승을 차지한 앱이죠. 별도의 프로그램을 깔 필요 없이, 화상 카메라와 인터넷 브라우저만 있으면 일종의 ‘온라인 회의실’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본 기능은 무료로 쓸 수 있고, 더 많은 기능이 필요하면 추가 요금을 내면 됩니다. 정말 간편한 화상회의 앱인데요. 유튜브 공부 방송에서 많이 쓰고 있습니다.

     

    유튜브 공부 방송은 자기가 공부하는 모습을 그냥 생중계로 보여주는 방송인데요. 적게는 두세 시간, 많으면 24시간 내내 자기가 공부하는 모습이나 책상을 보여줍니다. 이걸 왜 보냐고요? 정확히는 틀어놓는 겁니다. 공부 방송을 틀어놓고, 같이 공부하는 거죠. 이런 걸 캠 스터디라고 부르는데요. 유튜브에서는 캠 스터디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에, 여러 명을 동시에 한 화면에 보여주는 구루미의 화상회의 기능을 이용해서, 캠 스터디를 하게 된 겁니다. 어떻게 하는 건지 한번 볼까요?

     

    앱을 실행하면, 바로 참여 중인 미팅룸 목록이 뜹니다. 미팅룸 이름을 입력해서 바로 화상회의를 할 수도 있습니다. 방 이름을 만들고 들어가면 바로 화면이 뜹니다. 그 방 주소를 공유해서 사람을 초대하면 됩니다. 다시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여기서 미팅룸 개설을 누르면 미팅룸 유형을 지정할 수가 있는데요. 가운데 스터디를 누르고, 캠 스터디를 하겠다고 선택하면 다양한 내용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하루 목표 시간은 몇 시간이나 공부할 건지, 출석 시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공부할지를 정하는 기능입니다. 다른 사람도 초대해서 함께 캠 스터디를 할 수 있습니다. 공개/비공개 여부도 정할 수 있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공부할 건지 정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방을 만들면, 이렇게 왼쪽에 아까 입력한 정보가 뜹니다. 누적 학습 시간을 비롯해 여러 정보를 보여줍니다. 왼쪽 아래를 보시면 상태 메시지를 남길 수도 있고요. 오른쪽 위에는 스톱워치가 표시됩니다. 여기서 화면을 터치하면 카메라나 마이크를 끄고 켤 수 있고, 사람도 초대할 수 있습니다. 참석자를 관리한다거나 하는 추가 기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공개된 방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여러 명이 같이 공부하고 있는 걸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렇게 공부하면 공부가 잘된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기 모습을 방송하고 있으므로 시청자를 의식할 수밖에 없어서 딴짓을 안 하게 됩니다. 방송하는 행위 자체가 일종의 ‘공개 선언 효과’를 얻으려는 방법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는 방법이니까요.

     

    쉬는 시간에는 채팅을 통해 서로 격려해 주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관리자를 지정해서 서로 채찍질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1시간 이상 카메라가 꺼져 있을 경우, 퇴출 또는 대기자 목록으로 옮겨지지요. 꼭 공부 방송을 하지 않아도, 아는 친구들끼리 캠 스터디를 하는 예도 있습니다. 어떤 분은 또 그러더군요. 이 방법이 가진 진짜 장점은, 스마트폰을 방송용으로 쓰기 때문에, “공부하면서 스마트폰을 아예 쓸 수 없다”라는 점이라고 합니다.

     

    캠스터디가 우리나라만 가진 인터넷 문화는 아닙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도 공부 방송을 운영하고 있고 일본에선 스마트 러닝 사업에 부가 서비스로 제공한다거나, 유료 사업을 도입한 곳도 있습니다. 독서실처럼 월정액을 받는 대신, 관리자가 좀 더 꼼꼼하게 학생들을 도와주는 식입니다. 캠 스터디에 쓰이는 앱이 구루미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른 나라에선 스카이프나 ZOOM 같은 다른 화상회의 앱을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용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용자가 쓰는 방법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는 경우는 생각만큼 많지 않습니다. 구루미는 쉬운 화상회의 서비스입니다. 그래서 캠스터디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이용했고, 구루미도 그런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많은 회사는 그때, 그렇게도 쓰는구나-하고 내버려 둡니다. 반면 구루미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교육 플랫폼으로 자신을 확장시키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제 구루미는 단순한 화상회의 서비스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큰 온라인 독서실을 만들겠다’라는 포부를 가진 앱입니다. 만약 이 방법이 성공한다면, 여기에 온라인 가정교사나 다른 사업 모델을 결합해 더 커질 수도 있을 겁니다. 이용자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공부를 어떻게든 계속할 방법을 고민했고, 구루미는 거기에 응답해 좋은 공부 도구가 되어주고 있으니까요.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정답은 항상 이용자에게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은 한번, 우리 고객이, 우리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