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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방송 앱 라이브닷미
    2021년 FINANCE 2021. 10. 15. 22:09

    얼마 전 비고 라이브라는 생방송 앱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아이 두 명이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것도 의젓하게 '지금부터 우리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멘트까지 넣어가면서요. 일요일 오전에 앱을 열었더니, 평소에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어떤 아이는 교회에 가는 길에 교회에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방송을 하고, 어떤 아이는 액체 괴물인가요? 그걸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하고요. 처음에는 재미로 봤다가,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유튜브가 처음 만들어질 때 슬로건이 'Broadcast Yourself, 너 자신을 방송하라'였다죠? 저는 라이브 영상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진짜 제가 본 것은 우리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세대, 스스로를 방송하는 세대를 목격하고 있었던 겁니다.

     

    오늘 소개할 라이브닷미는 이렇게 생방송을 하는 앱입니다. 중국 치타 모바일에서 만들었는데요. 중국에서 만들었지만 미국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2016년 4월 미국 출시 이후, 4개월만에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죠. 현재 라이브닷미가 출시된 국가는 85 개국 이상이며 글로벌 사용자수는 350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일본으로도 열심히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2018년 2월엔 잡지 '패스트 컴퍼니'에서 비디오 분야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대부분, 이 앱에 대해 들어본 적 없으시죠? 당연합니다. 아직 한국엔 공식 출시된 앱이 아니고요. 미국 청소년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 앱의 장점은 스냅챗과 마찬가지로 사용이 굉장히 쉽다는 겁니다. 정말 쉽습니다. 앱을 열고,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바로 방송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장비 필요 없이 스마트폰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됩니다.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됩니다. 그냥 자기 일상을 공유하고 시청자들과 같이 떠들면 충분해요. 게다가 4G 네트워크는 그런 영상 생방송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습니다.

     

    2018년 3월 와이즈앱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국내에서 1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은 카카오톡도, 네이버도, 페이스북도 아닌 유튜브입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컴스코어에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연령대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앱은 페이스북이지만, 18세에서 24세 연령대에 가장 인기가 많은 앱은 유튜브입니다. 이들에겐 TV보다 유튜브 영상이 더 익숙하고, 가족보다 더 많이 얼굴을 보는 사람이 유튜버입니다. 보다 보면 닮고 싶고, 따라 하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니, 이들에게 생방송은 우리가 SNS에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라이브닷미는 그런 청소년들의 마음을 제대로 파고 들어가서 성공했습니다.

     

    라이브닷미 앱의 장점은 그 밖에도 많습니다. 방송하려고 굳이 예쁘게 화장할 필요도 없습니다. 셀카앱처럼 방송에 나오는 얼굴을 예쁘게 꾸며주는 얼굴 스탬프 기능이 있으니까요. 아이폰이어도 상관없고 안드로이드폰이어도 상관없습니다. 의외로 아이폰만 지원하는 생방송 앱들이 많은데요. 라이브닷미는 양 쪽 플랫폼을 모두 지원합니다. 재미도 있습니다. 방송자와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게임을 즐길 수도 있고 채팅을 한다거나 선물을 주고받을 수도 있습니다. 돈도 법니다. 시청자들에게 선물을 받으면 현금으로 교환할 수도 있거든요. 공식적으로 한 달에 최고 18,000 달러까지 벌 수 있습니다.

     

    이렇게보면 좋은 앱 같지만, 이 앱을 두고 몇 번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습니다. 다섯살 아이가 사용했다는 것이 드러났거든요. 거기에 더해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다 보니 이들을 노리고 음흉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가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가급적 아이들이 이 앱을 쓰지 못하게 하라는 경고가 나온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라이브닷미는 생방송이 보여줄 수 있는 장점과 단점을 짧은 시간 안에 고스란히 보여준 셈이니까요. 잘하면 모르는 사람과 소통하며 인기를 얻고,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악용하는 사람들에게 걸리면 오히려 상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세대의 아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계속 생방송을 하고 싶어 하고, 다른 이들이 하는 방송을 찾아볼 겁니다. 이 세대에겐 유튜브가 인터넷이고 생방송이 SNS 니까요. 기능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Go live, Get Paid' 플랫폼에선 게임 영상을 생중계만 해도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 상륙한 'HQ 트리비아'는 실시간 스트리밍 퀴즈쇼입니다. 우승하면 진짜 상금을 받습니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한 ‘잼 라이브’ 앱을 출시했습니다. 글 쓰는 것처럼 영상을 다룰 줄 아는 세대가 지금, 치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어떤 것을 고민하면 좋을까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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