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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개팅 앱 전성시대
    2021년 FINANCE 2021. 10. 14. 20:58

    지금 한국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앱은 어떤 앱일까요? 물론 게임입니다. 리니지 M 같은 게임이 가장 큰 수익을 올리고 있죠. 게임을 제외하면 어떨까요? 예상하셨겠지만,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앱은 카카오톡입니다. 그런데 그 밑을 보면 재미있습니다. 2위에 심쿵 소개팅, 3위에 아자르, 4위 정오의 소개팅, 6위 틴더, 10위 스카이 피플까지, 10위 안에 소개팅 앱이 무려 5개나 있습니다. 우리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시장 조사 기관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소개팅 앱 시장 수익은 2019년 12억 2100만 달러, 한화 약 1조 3천억 원이 넘을 거라고 합니다. 이용자 1억 4천만 명에 유료 사용자가 1억 3천만 명이 달할 거라고 하고요. 시장규모는 2020년 120억 달러까지 클 수 있을 거라고 하죠. 세상에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틴더는 이런 소개팅 앱 전성시대를 이끈,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개팅 앱입니다. 이름은 영어로 수십 개, 그러니까 부싯돌로 불을 붙일 때 쓰는 잘 타는 물질을 뜻하는데요. 이름만 들어도 뭔가 아하-하고 감이 오실 겁니다. 세계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소개팅 앱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선 게임을 포함해 전체 앱 수익 4위, 프랑스에선 3위, 영국에선 2위, 호주에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앱인데요. 틴더 링(Tindering)이란 말은 ‘틴더 앱을 사용해서 사람을 만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고도 합니다.

     

    물론 틴더 이전에도 소개팅 앱은 많았고, 앱 이전에 온라인 소개팅 사이트도 많았습니다. 우리나라 결혼 정보 업체처럼, 미국에선 컴퓨터를 이용한 커플 매칭 서비스가 꽤 오래전부터 있었는데요. 첫 번째 회사는 무려 1964년에 만들어졌다고 하죠. 앱으로 따져도 틴더는 2세대 소개팅 앱에 속합니다. 1세대 소개팅 앱은 자신에 관한 자세한 프로필을 적은 다음, 거기에 맞게 매칭이 이뤄지는 방식이었는데요. 아무래도 모르는 사람을, 중간에 사람을 두지 않고 만나는 일이다 보니, 신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식을, 틴더는 가볍게 뒤집었습니다. 오히려 정보를 지워버리고, 사진과 나이, 가까이에 있는지 멀리 있는지 그런 것만 딱 보여줍니다. 쓰는 방법도 아주 간단합니다. 맘에 들면 오른쪽으로 밀고, 맘에 안 들면 왼쪽으로 밀면 됩니다. 마치 카드 게임을 하는 느낌인데요.

     

    앱을 실행하면 다른 회원의 프로필 사진이 바로 뜹니다. 여기서 왼쪽으로 밀면 싫어요, 오른쪽으로 밀면 '좋아요'를 의미하는데요. 그냥 이것만 계속 반복하면 됩니다. 무료 사용자는 중간에 광고가 뜨는데 그것도 그냥 왼쪽으로 밀면 됩니다. 이러다 두 사람이 다 ‘좋아요’를 선택했다면, ‘매치’가 되었다고 뜹니다. 아주 간단하죠? 간단해 보이는 이 스와이프 기능이 틴더 앱의 핵심인데요. 실제로 2014년 이 기능을 도입한 이후, 틴더는 글로벌 1위 소개팅 앱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여기서 사진 오른쪽 아래에 있는 ⓘ 아이콘을 클릭하면 좀 더 상세한 정보가 뜨는데요. 기본적으로 페이스북과 연동해, 그 프로필 사진을 가져오게 되어 있습니다. 맨 아래에 있는 아이콘은 실수로 싫다고 해 버린 상대방을 되돌리거나, 매치가 되지 않았어도 당신이 맘에 든다는 것을 상대에게 알려줄 수 있는 기능인데요. 유료 회원으로 가입해야만 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매칭 확률을 높여주는 기능을 팔아서 돈을 버는 거죠.

     

    상단 맨 왼쪽에 있는 아이콘은 자기 정보고, 상단 중간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추천 회원 사진이 뜹니다. 오른쪽 위 아이콘은 나를 좋아요 표시한 사람을 볼 수 있는 기능인데, 둘 다 유료 회원 가입을 유도하는 기능이고요. 맨 오른쪽 아이콘을 클릭하면 매치가 된 사람과 채팅을 할 수가 있습니다.

     

    막상 써보면 굉장히 간단한 앱이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트릭이 숨겨져 있습니다. 우선 틴더에선 서로 호감을 표시해야 매칭이 됩니다. 호감을 표시하는 과정 자체는 상대방과 상관없으므로,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부담이 확 줄어듭니다. 싫고 좋고 역시 그저 사진만 보고 선택하는 거라 고민할 필요도 없죠. 슬롯머신과 비슷하기도 합니다. 일종의 게이미피케이션인데요. 다음에 누가 나올지 알 수 없습니다. 넘기다보면 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매치’! 하고 뜨는 즐거움도 있고요. 계속 새로운 사람도 소개해 주죠. 새로운 정보에 대한 기대는 우리 뇌에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전 세계 190여 개국 약 5700만 명의 사람들이, 하루에 16억 번씩 스와이프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뤄진 매칭이 지금까지 200억 번이 넘는다고 하죠.

     

    한편, 소개팅 앱은 많은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인간관계를 가볍게 만들었다고 하죠. 여러 가지 위험한 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 때문에 지금은 애완동물을 기른다거나, 같은 종교를 가지고 있다거나, 아니면 커뮤니티 활동을 장려한다거나 하는 방법으로, 좀 다른, 새로운 만남을 알선하는 3세대 소개팅 앱들이 등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소개팅 앱이 우리 라이프 스타일을 바꿔놓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직장 동료나 친구 소개보다 온라인 데이트로 커플이 되는 사람이 많고 소개팅 앱은 그 수를 더 늘리고 있습니다. 10대부터 65세 이하까지 나이를 가리지 않고 이용자가 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게, 틴더가 만남을 게임처럼 가볍고 재미있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요. 어쨌든 이제 많은 사람이 전에는 만나지 못했을 사람을 만나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합니다. 점점 평균 수명도 길어지고, 1인 가구나 평생 미혼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므로 시장 상황도 그에 맞춰 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후, 다음 세대는 어떻게 사랑하면서 살아갈까요? 그땐 어떤 기술이 등장해 인연을 맺어줄까요? 한번 상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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