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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국 보일러 이야기
    2021년 FINANCE 2021. 10. 14. 19:32

    11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6개월이나 계속되는 긴 겨울, 그리고 그중 4개월은 평균 영하 10도를 밑도는 겨울왕국, 러시아. 이 러시아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겨울 난방은 참으로 중요한 문제입니다. 러시아는 지역난방 기술이 발달했었는데요. 온수관의 노후화 문제로 점차 개별난방을 선호하게 되어 2015년 러시아 개별난방 보급률은 20%에 이릅니다. 그런데 VAILLANT, BOSCH 등 글로벌 유수 난방기기 업체들의 각축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업체가 한국 기업인 경동나비엔입니다. 2011년 벽걸이 보일러 시장점유율 21%를 차지하며 1위로 부상한 이후 이듬해에는 점유율이 22.5%로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연간 수출 성장률 10%대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4년과 2015년 2년간 연속으로 러시아 냉난방기 부문에서 ‘올해의 최고 브랜드’로 선정되기까지 했는데요. 러시아 시장에서 경동나비엔이 거두고 있는 이 성공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 첫 번째 비결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지만 기술력 강화입니다. 경동나비엔은 러시아의 낙후된 가스·전기 공급 상황에 주목했습니다. 2009년 1월, 러시아에 영하 40도의 혹한이 불어닥쳤습니다. 가스압은 기존 200㎜에서 100㎜로, 전압은 230V에서 200V 이하로 떨어지며 불안정해졌죠. 이때 유럽계 대부분의 보일러는 변동치 5~10%까지만 견딜 수 있어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경쟁업체 보일러들이 말썽을 일으킬 때, 경동나비엔은 따뜻한 난방과 온수를 제공하며 씽씽 돌아갔죠. 50㎜ 가스압, 150V 전압, 그러니까 변동치 80%에도 끄떡없는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인데요. 이는 연소에 필요한 최적의 공기량을 감지해 안정적으로 연소하게 하는 공기압력센서를 채택한 ‘NAVIEN ACE’를 개발한 덕분이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경동나비엔은 2008년 6만 대에서 2011년 10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벽걸이 보일러 시장 1위를 차지했습니다.

     

    두 번째 비결은 최고의 로컬 유통망을 찾아낸 것입니다. 1994년 처음으로 러시아에 진출한 이후 최고의 기술과 제품 현지화에도 불구하고 2008년까지 매출은 글로벌 경쟁업체를 앞서지는 못했지요. 매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된 것은 2009년 러시아의 냉난방 판매 유통 1위 업체인 LH사와 가스보일러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이후입니다. 2013년까지 최소 20만대에서 최대 30만 대까지를 보증하는 판매 계약으로 경동나비엔은 러시아에서 보일러 기술의 원조인 유럽의 유명기업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날개를 달았습니다. 든든한 로컬 유통망을 잡은 덕분에 이후 보증된 물량이 기간 이전에 다 팔릴 정도로 급성장하게 된 겁니다.

     

    세 번째 비결은 로컬 클라이언트들과의 소통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한 것입니다. 경동나비엔은 2013년 말, LH사와는 여러 가지 경영상의 마찰로 인해 결별한 후 2014년부터 홀로서기에 나서야 했습니다. 독자적인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모든 자원을 동원해 러시아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 가기 시작했지요. 우선 2011년 한국 보일러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소비자 중심 경영(CCM) 인증을 받은 경험을 십분 살려 경동나비엔 특유의 현지 밀착형 A/S 인프라와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러시아 전역에 설치한 무려 300개가 넘는 광역 A/S센터 네트워크가 러시아 현지 딜러와 설치업자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받았습니다.

     

    또한 잠재고객을 위한 기술 세미나, 프로모션, 컨퍼런스도 활발하게 전개했습니다. 특히 2014년 11월 유력 경제 인사들과 난방기기 유통, 서비스업체 대표 3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2014 나비엔 딜러 콘퍼런스’는 업계에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경동나비엔은 2015년도에만 약 10회의 엑스포에 참가해 로컬 소통 창구를 확대했습니다. 특히 2월에는 러시아 최대 냉난방 설비 전시회인 ‘아쿠아 썸 모스크바 2015’ 기간에 현장에서 약 15만 대 계약을 체결했고 4월에는 러시아 최대 건설 엑스포에서 ‘엑스포 최고 제품상’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경동나비엔의 러시아 진출 성공에는 사회공헌 마케팅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매출의 일부를 지역에 환원한다는 차원에서 러시아 쇼트트랙 대회, 알타이의 지역 미니 축구팀, 모스크바 여학생 축구팀 등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특히 쇼트트랙 대회 스폰서십과 함께 안현수 선수를 광고모델로 한 마케팅이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한국 최고의 선수와 한국 최고의 보일러가 함께 얼어붙은 러시아 땅을 따뜻하게 달군다는 이미지 결합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2020년 글로벌 매출 2조의 글로벌 No.1 에너지 설루션 기업을 꿈꾸는 경동나비엔. 러시아 혹한 추위를 녹이는 경동나비엔처럼 우리 기업들도 세계를 무대로 혹한의 경제 위기를 녹여버리는, 따뜻한 희망의 빛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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