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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상 속 자기치유소재
    2021년 FINANCE 2021. 10. 13. 23:48

    현대 과학은 실로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 발전은 인간의 삶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주고, 그 변화를 주시할 때 우리는 산업의 전망을 예측해볼 수 있죠. 그런데 발전의 속도가 너무 빨라 따라가기 어렵다면 주목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과학의 발전에 가장 기초가 되는 신소재입니다. 나일론이 등장하면서 여성 의류의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액정을 개발함으로 평판디스플레이가 가능했던 것처럼 미래의 신소재에 주목하면 미래의 생활과 산업의 전망도 조심스레 전망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 터미네이터 2편에 보면 총에 맞아도 모양이 복구되는 터미네이터 로봇 T-1000이 등장하는 데요. 단단한 고체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고 또 크게 훼손되더라도 다시 복구되는 상상 속의 미래 소재 이죠. 미래에는 어쩌면 이런 소재가 실제로 출현할지도 모릅니다. 오늘 소개드릴 자기 치유 소재가 그것인데요. 자기 치유 소재 는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가까운 미래에 세상을 변화시킬 세계  10 대 유망기술에도  3D  프린팅 나노 약물전달 등과 함께 선정 되었죠. 세계 경제 리더들이 선정한 유망 기술, 자기 치유물질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자가 치유 물질 이란 표면에 긁히거나 흠집이 생겼을 때 단지 빛만 쬐어주거나 또는 별다른 조치 없이도 일정 시간이 흐르면 손상된 표면이 손상 이전 상태로 복원되는 소재 를 가리킵니다. 스페인 전기화학기술센터의 과학자들이 완전히 절단된 고분자 덩어리들을 서로 맞대 놓기만 해도 스스로 붙어 복원되는 물질을 개발했습니다. 연구 책임자인 로베르토 마틴 박사는 이 물질에 실제로 터미네이터란 별명을 붙였는데요. 자기치유 소재의 성능이 개선된다면 향후 전자소자의 기판이나 밀봉재처럼 단락이나 누출이 되면 안 되는 용도, 또는 각종 페인트나 코팅 등 표면보호가 필요한 곳에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자가치유 소재가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는 자동차나 전자 제품의 표면 긁힘 복원 용도 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쯤은 산지 얼마 안 되는 새 차에 긁힌 자국이 생겨서 속이 상한 경험이 있으실 텐데요. 닛산이 2005년부터 발매하고 있는 인피니티 차량에는 흠집 방지 도료로 도장이 되어 있어서 경미한 흠집은 하루 정도, 좀 심한 흠집도 1, 2주 정도면 복원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닛산이 도쿄대학 및 Advanced Softmaterials사와 공동 개발한 이 도료에는 신축성이 강한 고분자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상처 부위가 자동으로 치유되는 것이죠. 닛산은 자동차에 적용한 자기 치유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케이스 사업에도 뛰어들었는데요. '닛산 긁힘 방지 아이폰 케이스'란 이름으로 아이폰에 케이스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의 소재업체인 도레이는 자기 치유 필름을 개발했는데요 필름 표면에 스크래치가 생기면  10 초 이내에 자동적으로 복구되며 , 2 만회까지 반복적으로 복구 된다고 합니다. 도레이는 이 자기 치유 필름을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용 필름에 적용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바이오, 의료 분야 도 자기치유 소재의 응용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피부는 날카로운 물질에 베이거나 찢기거나 화상을 입는 등 손상을 많이 받는 장기인만큼 인공피부 소재에 대한 니즈도 높은데요. 스탠포드   제난바오박사 연구팀은 고분자와 금속을 복합해 손상 후  30 분 내에 원상복구가 되는 인공피부 소재를 개발  중에 있습니다. 기존의 인공피부 소재는 1회만 복구되거나 높은 온도에서 작동했지만, 새로 개발된 소재는 상온에서 50회까지 복구된다고 합니다. 특히 스탠포드 연구팀은 기존 소재와 달리 자기 치유 고분자에 니켈 금속입자를 포함시켜 인공피부가 전기전도성까지 가질 수 있게 개선했는데요, 사람의 피부가 내부 장기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촉감을 감지하는 일종의 전기 센서 역할까지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 피부에 한걸음 더 다가간 성과라고 할 수 있죠.

     

    토목/건축 분야 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자기 치유 콘크리트 개발이 진행되었습니다. 2012년 네덜란드 델프트공대가 선보인 자기 치유 콘크리트에는 특수 세균 포자와, 세균 증식에 필요한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균열이 생겨 틈으로 수분이 유입되면 잠들어 있던 세균이 증식을 시작하면서 calcite 성분을 배출해 틈이 메꿔지는 원리입니다. 현재까지는 폭 0.5mm 미만의 미세 균열까지만 자동 복구되는 데요. 거대한 균열도 미세한 균열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현 상태로도 크게 유용할 것입니다. 델프트공대 측은 이 기술이 일반적인 건물보다는 여러 가지 유해한 물질을 저장하는 지하 콘크리트 저장용기 등 특수용도에 먼저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자기치유 소재가 일반화되면 제품의 수명이 연장되고, 유지보수 등도 훨씬 간편하여 사용자의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입니다. 또한 불필요한 제품 교체나 폐기도 줄어들어 친환경적 미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죠. 다만 자기치유 소재 기술이 아직은 초기 단계라서 좀 더 발전이 필요한데요. 현재 개발된 자기 치유 소재 중 많은 경우가 자외선을 쬐어 주어야 하지만 일반 가시광선으로도 치유가 된다면 용처가 크게 확대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아직까지는 자기 치유 가능한 흠집이나 손상이 경미한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큰 흠집이나 손상도 복원될 수 있는 소재의 등장도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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