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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실시간 사건 사고 정보 제공 앱
    2021년 FINANCE 2021. 10. 13. 23:21

    2020년 5월, 미국에서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한 항의 시위가 미 전역을 휩쓸었습니다. 이로 인해,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에 다시 불이 붙었죠. 이 시위가 시작되면서 사용자가 폭증한 앱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시티즌(Citizen) 앱입니다.

     

    시티즌 앱은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범죄 상황 추적 앱 입니다. 이 앱을 설치하면, 반경 1km 안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경찰 무전 내용과 신고 등을 분석하는 기능을 탑재했지요. 이 앱을 활용하면 시위대는 경찰과의 충돌을 미리 피할 수 있고, 시위대를 가장해 폭력을 일삼는 범죄자들을 피할 수도 있습니다. 앱 분석 회사인 앱 토피아의 자료에 따르면, 5월 26일 시위가 시작된 이후 시티즌 앱은 열흘 만에 23만 번 이상 다운로드 됐습니다. 포브스 재팬에 따르면 6월 14일 기준 활성 사용자는 50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앱은 뉴욕, LA, 샌프란시스코 같은 미국 18개 도시에서만 쓸 수 있는 앱인데도 2020년 6월 1일 앱스토어에서 무료 앱 4위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트위터나 CNN, 뉴욕타임스, 폭스뉴스를 모두 제친 겁니다. 참고로 시위 이전 순위는, 744위였다고 합니다. 어떻게 쓰는지, 한번 볼까요?

     

    먼저 이 앱은, 미국에서 서비스가 제공되는 지역에 거주하는, 미국 전화번호를 가진 사람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지도는 처음 앱을 켰을 때, 어떤 사건이 근처 어디에서 발생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근처에 사건이 없다면 없다고 뜨는데요. 시티즌 앱은 보통 2가지 상황에서 앱을 열게 됩니다. 하나는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들릴 때, 근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할 때 앱을 켭니다. 하단의 번개 모양 속보 아이콘을 클릭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상단의 글로벌 global 글씨를 클릭하면, 도시나 지역을 선택해서 사건을 볼 수도 있고요. 동영상 재생도 되는데요. 동영상이 없을 경우엔 사건 발생 위치의 지도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 사건을 SNS에 공유할 수도 있고 코멘트도 달 수 있습니다. 앱을 열게 되는 두 번째 상황은 이용자가 사건 현장 근처에 다가갈 때에, 알람을 울려서 경고를 보내는 경우입니다. 이용자가 사건 발생 장소 근처에 있다면, + 아이콘을 누르고, 빨간색 동그라미 녹화 버튼을 눌러서 동영상을 녹화해 시티즌 앱에 전송할 수도 있습니다. 올린 영상이 바로 등록되지는 않고, 승인을 받아야 표시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사건 알람이 가능할까요? 한때 한국에서 견인차 기사들이 경찰 무전을 도청해 사고 현장에 미리 도착했던 적이 있었죠? 그것처럼, 미국에선 경찰이나 소방 무전 통신이, 1차적으로 공개 주파수로 전송되기 때문에, 원하는 사람은 장비만 있으면 들을 수 있습니다. 시티즌 앱은 이런 무선 통신을 통해 얻은 정보와 시민들에게 들어온 신고, 지리 정보를 조합해서 사건 정보를 만듭니다. 그 다음, 사건 지역 근처에 있는 이용자들에게 관련 알람을 뿌리게 됩니다. 처음엔 경찰과 갈등도 많이 겪었습니다. 2016년에 비질란테(Vigilante), 그러니까 자경단이란 이름으로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앱스토어에서 거절당하기도 했습니다.

     

    시위대가 안전 정보 앱을 이용하게 된 이유도 비슷합니다. 이 앱을 이용하면, 지금 경찰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 지를 파악해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밖에도 메시지를 암호화해서 전송하는 앱 ‘시그널’이나, 관련 정보를 익명으로 공유할 수 있는 ‘구글 닥스’ 등이 이번 시위에서 많이 쓰인 앱입니다. 시위 상황에선, 경찰이 바로 위험한 존재이니까요. 갑자기 늘어난 수십만 명의 이용자가, 모두 시위대는 아닙니다. 그보다 많은 사람이, 날 것 그대로인 정보를 원하고 있습니다. 실제 시위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분위기인지 알고 싶은 겁니다.

     

    한국에선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현장 중계를 하지만, 미국에선 시티즌을 쓰고 있다고 보셔도 되겠습니다. 시티즌은 예전부터 많은 논란도 낳고 있습니다. 시민 참여가 공적 체계를 방해할 가능성, 모르고 살던 것을 알게 됨으로써 공포감이 커질 가능성, 심지어 인종적 편견을 부추길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편 여러 나라에서 쓰이고 있는 코로나 19 추적 앱처럼, 스마트폰은 시민 안전을 위한 기본 인프라가 될 힘도 충분히 있습니다. 가능성과 위험성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면 좋을까요? 중요한 것은, 어쨌든 정보는 민주화될 것을 요구받고 있고, 우리는 공개된 정보를 다루는 능력을 배워야 할 때가 왔다는 겁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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