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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료 영어공부앱, 듀오링고
    2021년 FINANCE 2021. 10. 13. 23:17

    2019년 12월 30일, IT월드에서는 지난 2010년대를 대표하는 웹사이트 탑 10을 발표했습니다. 페이스북, 넷플릭스, 유튜브 같은 유명한 곳이 모두 들어가 있었죠. 그중 딱 하나, ‘이 앱이 여기에 들어가 있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앱, 듀오링고 입니다.

     

    듀오링고는 무료로 외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앱 입니다. 듀오링고 플러스라는 프리미엄 멤버십을 운영하긴 하지만, 광고만 보면 모든 학습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2011년에 처음 나왔는데요. 지금까지 앱을 내려 받은 횟수는 3억 건 이상, 학습할 수 있는 언어는 30개 이상입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같은 언어를 포함해 한국어나 아랍어로도 배울 수 있습니다.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올해의 앱으로 선정되기도 했죠. 오래전에 나온 ‘로제타 스톤’을 뺀다면, 아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외국어 학습 앱일 겁니다. 미국 코미디 프로그램 SNL에서 패러디한 적도 있을 정도로요. 한국에서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 포함, 약 220만 명이 쓰고 있다고 합니다.

     

    굉장히 유명한 앱이지만, 막상 앱을 실행시켜보면 너무 쉽고 간단해서 놀라실 겁니다. 듀오링고 앱을 실행하면, 먼저 내가 배우고 있는 외국어 코스가 뜹니다. 정말 기초부터 시작하는데요. 여기서 제공하는 코스를 다 마치면 언어가 사용되는 지역을 여행할 수 있는 수준 정도는 말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왼쪽 상단에 있는 국기 마크가 내가 배우고 있는 언어이고, 옆에 있는 왕관 마크는 공부를 할 때마다 늘어나는 상입니다. 그 옆에는 얼마나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표시판이고요. 링곳은 공부를 하면 얻을 수 있는 화폐인데요 스토어로 가서, 간단한 아이템을 살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게임 요소를 많이 집어넣은 것이 특징입니다. 왼쪽 상단 국기를 누르면 지금 내가 배우고 있는 언어 목록이 뜨고, 여기서 새로운 외국어를 더 공부할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어를 지원하는 언어는 영어 공부 하나고요, 나머지는 대부분 간단한 영어를 알고 있으면 같이 배울 수 있습니다.

     

    첫 화면에 내가 배울 주제들이 끝까지 펼쳐져 있습니다. 마치 게임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것처럼, 하나하나 깨면서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라는 거죠. 그 스테이지에 있는 에피소드를 다 못 깨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없는데요. 이렇게 학습을 실행하면, 퀴즈 풀이 형식 학습 과정이 실행됩니다. 아무런 설명 없이 시작해서, 당황하실 분도 계실 텐데요. 모르는 체 일단 부딪혀 보고, 고민하면서 언어를 익히는 겁니다. 그러다 문제를 틀리면 ‘틀렸다’를 표시하는 창에 있는 말풍선을 클릭해 봅니다. 그럼 그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 글을 보면서, 아 이런 의미겠구나-하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2019년 12월, 듀오링고는 구글의 벤처 투자를 받아 유니콘이 되었습니다. 기업가치가 10억달러가 넘는다고 인정받은 거죠. 라이벌인 로제타 스톤의 시가 총액보다 2배 이상 많을 겁니다. 2019년 매출은 9000만 달러로 추산됩니다. 거의 무료로 쓸 수 있는 외국어 공부 앱이, 왜 이렇게 돈을 잘 버는 걸까요?

     

     아이러니하게도, 듀오링고의 사명은 돈을 잘 버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언어 교육을 제공하는 겁니다. 지금은 비즈니스 모델이 달라졌지만, 처음 TED에서 듀오링고를 소개할 때만 해도, 이용자가 번역을 하면서 외국어를 공부하고, 듀오링고는 그걸 이용해 번역물을 제공하고, 번역비를 받아서 사업을 꾸리는 모델이었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누구나 무료로 언어를 배울 수 있으니까요. 그 계획은 실패해서, 지금은 광고와 회비를 받는 유튜브 수익 모델로 전환했습니다. 회비를 지불하는 사람은 전체 회원의 2%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2%에 불과하지만 2019년 기준 그 금액이 7500만 달러, 한화 약 890억 원에 달합니다. 그 돈과 광고로 나머지 98%는 무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달라졌지만, 자신의 사명은 포기하지 않은 거죠.

     

    듀오링고를 만든 루이스 폰 안은 매우 똑똑한 사람입니다. 기술 회사 2개를 창업해서 성공적으로 구글에 매각했지요. 듀오링고는 그의 세 번째 회사입니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늘 보는 보안 문자 입력 기술 캡챠가 바로 그의 팀이 만든 겁니다. 그런 사람이 왜 언어 교육 앱을 만들었을까요? 과테말라 출신인 루이스는, 넉넉한 환경에서 자랐기에 국제 학교 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과테말라 사람은 가난하기에 그렇게 할 수 없고, 그래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잃습니다. 그가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언어 교육을 제공하고 싶었던 이유입니다. 분명 듀오링고가 가장 좋은 언어 공부 앱은 아닙니다. 하지만 듀오링고는 언어에 재미를 붙이고, 여행정도는 무리 없이 할 수 있게 하며, 좀 더 언어에 관심을 갖게 만들죠. 새로운 세대는 같은 일이라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그냥 언어 공부 앱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언어를 공부할 방법을 제공하겠다-라고 말하는 일을 말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지금, 세상에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요? 오늘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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