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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인크래프트 게임
    2021년 FINANCE 2021. 10. 13. 22:38

    201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한 학교는 컴퓨터 게임을 정규 교과목으로 채택했습니다. 13살 아이들(7학년)은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이용해 교육받습니다. 도시 설계, 환경문제 처리 방법부터 시작해 미래 설계 방법까지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 실은 정규 과목으로 채택된 이유가, ‘미래 도시 경진 대회’라는 ‘도시의 미래를 위해 어떤 것을 하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주세요’라는 취지의 행사에서 비롯됐기 때문입니다. 교육에 써봤더니, 좋았다는 거죠. 지금은 어떨까요?

     

    2017년 기준으로 스웨덴과 미국, 핀란드 등 115여 개 나라 200만 명 이상이 교육용 교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을 만든 모장(Mojang)은 2014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에게 25억 달러라는 금액에 인수되기도 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대체 어떤 게임이길래 전 세계와, 글로벌 기업의 러브콜을 받았을까요? 

     

    마인크래프트는 마인(Mine)+크래프트(Craft)라는 두 글자를 합쳐서 만든 이름입니다. 게임을 해 보시면 바로 아실 겁니다. 가장 처음에 하는 일이, 나무나 돌을 깨서 블록을 만든 다음 이 블록을 이용해 뭔가를 만들어야 하거든요. 마인크래프트는 다른 게임들과는 좀 다릅니다. 일반적인 게임은 보통 지속적인 자극을 추구합니다. 그래야 유저들이 재미를 느끼니까요. 반면 마인크래프트는 아주 건전합니다. 스스로가 재미를 찾아야 하죠. 액션이나 경쟁,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하지도 않습니다. 한번 구입하고 나면 특별히 돈을 더 낼 필요도 없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선 정말 ‘이상한’ 게임이죠. 이 게임을 만든 이도 아주 재미있는 사람입니다. 마르쿠스 페르손, 일명 노치라고 부르는데요. 온라인 게임 회사에서 일하다가 자기만의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퇴사한 사람입니다. 실은 마인크래프트가 건전한 게임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단기간에 게임을 찍어내듯 만들어 돈을 벌고 빠지려는 회사의 전략에 신물이 나 있었거든요. 그런 수익만을 추구하는 모습에 진절머리를 내고 나와서, 혼자 만든 게임이 바로 마인크래프트입니다. 그러니 다른 게임과 많이 다를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전 세계 게이머들은 그 다름에 열광했습니다. 열광은 곧 판매량으로 이어졌고요. 얼마나 팔렸을까요? 2018년 초 기준 1억 4천 4백만 개 이상입니다.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만 해도 월 7천4백만 명이 넘습니다. 세계에서 테트리스 다음으로 많이 팔린 게임입니다. 인기에 걸맞게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되었기에, 컴퓨터와 소니 PS4, 닌텐도 스위치 같은 게임기, 스마트폰에서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게임은 대체로 이런 겁니다. 스토리가 있고, 지정된 임무를 수행해서 이야기의 결론에 도달하죠. 갤러그처럼 우주선을 격추하는 게임도 있고, 애니팡처럼 규칙에 맞게 블록을 배열해 터트려서 점수를 얻는 게임도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는 유닛을 생산하고 컨트롤해서 적 기지를 파괴해야 하고, 리니지처럼 역할 놀이를 하는 게임도 있죠. 이런 게임들에서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마인크래프트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앱을 열면 플레이와 도전 과제가 나오는데요. 내 스마트폰에서 혼자 놀 수도 있고 다른 서버로 접속해서 놀 수도 있는데, 네모난 블록으로 만들어진 벌판, 이게 바로 마인크래프트의 세상입니다. 튜터리얼 모드도 없고, 임무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게임 캐릭터가 말을 걸지도 않고, 시나리오를 설명해 주는 사람도 없죠.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인터넷을 검색해 안내서를 읽어봐야 합니다. 대신 원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블록으로 만든 장난감 세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바닥을 깨면 블록이 생기고, 이 블록을 쌓으면 집도 되고 울타리도 됩니다. 이런 식으로 뭐든 만드는 거죠. 집도 만들고 차도 만들고, 심지어 스타워즈에 나오는 거대 행성인 데스 스타를 만든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게임을 샌드박스 게임 (sandbox game)이라고 부르는데요. 아무거나 만들었다가 없앨 수 있는 모래 놀이터랑 비슷하다고 해서 그렇게 부릅니다. 디지털 시대의 레고 블록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예, 마인크래프트는 디지털 레고 블록입니다. 아이들이 이 게임을 사랑하는 이유죠. 단순히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도 있고, 미리 만들어진 지도를 내려받아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 안에서 게임을 만들기도 하고, 유튜브 방송을 하거나 마인크래프트 커뮤니티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이런 일을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훌륭하게 해내고 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세대라고 불리는 그 아이들이요. 이들에게 이 게임은 게임이자, 디지털 세계를 만들 수 있는 도구입니다.

     

    이런 도구적 특징 때문에 마인크래프트는 예전부터 교육용 교재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2016년에는 MS에서 아예 마인크래프트 교육용 버전을 내놓기도 했죠. 어떻게 쓰이냐고요? 예를 들어 조선 시대를 공부한다고 하면, 그때 당시 마을을 직접 만들어보며 배울 수 있습니다. 레드스톤이란 블록을 이용하면 다양한 제품을 가상세계에서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레드 스톤을 이용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코딩 작업과 비슷하므로, 코딩 교육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2017년에 나온 한 보고서에서는 사회성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도 하네요.

     

    아이돌, 유튜브, 인스타그램, 마인크래프트 모두 요즘 세대가 좋아하는 콘텐츠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간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들은 시작과 끝이 주어진 평범한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같은 이야기라도 자신들만의 색을 덧입혀서 특별한 이야기로 만들어 버리죠. 마인크래프트는 그런 창의성의 끝판왕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비즈니스는 그 사람들에게 즐길만한 이야깃거리를 던져주고 있나요? 한번 스스로 질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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