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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피드의 주요 요소, 권한과 책임
    2021년 FINANCE 2021. 10. 13. 14:47

    권한과 책임은 스피드의 주요 요소입니다. 특히 의사결정 스피드와 신사업 스피드에 큰 영향을 미치죠. 조사에 따르면, 복잡하고 예측이 어려운 환경일수록 권한과 책임은 더 많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이런 환경에서 사업하는 기업일수록, 권한과 책임 문제로 자칫 스피드의 발목을 잡히기 쉽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여러분 조직이 단조롭고 루틴 한 사업 환경에 있다면 권한과 책임을 그저 해묵은 불평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환경이라면 시급히 조치가 필요합니다. 두 가지 조치를 살펴보겠는데요,

     

    첫째는, 실질적인 계층 축소입니다. 여러분 조직의 계층은 몇 개인가요? 한번 세어 보십시오. 우리나라 기업들은 2000년대 들어 팀제를 도입해 계층수를 대폭 줄여놓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랜 조직 관성에 의해 비공식 역할들이 하나둘씩 되살아났죠. 심한 경우 어떤 조직은 모든 공식 직책 밑에 그 직책을 보좌하는 계층을 하나 이상씩 두고 있습니다. 이들은 조직도상에는 계층이라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자타가 계층으로 인정하고 있으니, 사실상의 계층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가 하면 계층으로 인정되지 않지만 계층 역할을 하는 감춰진 계층도 있습니다. 팀 내 선임자, 선임 과장, 선임 대리가 바로 이들인데요, 마치 군대에서처럼 이들은 자기보다 연차가 짧은 후배를 훈련시키고, 보고서를 지적하고 점검합니다. 물론 이러한 역할은 긍정적 효과도 내죠. 하지만 보고서 오류를 발견한 팀장이 작성자가 아닌 작성자의 선임을 야단칠 정도가 되면 작성자에게 원래 권한이 있었는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사실상의 계층과 감춰진 계층 외에도 또 하나 점검해 보아야 할 계층이 있는데요, 바로 임원 계층입니다. 선진 사들은 임원 계층이 대개 두세 단계입니다. 하지만 승진으로 보상하는 경향이 강한 우리나라는 성공한 조직일수록 임원 계층이 많아지는데요. 그러다 보니 대기업엔 임원 직급만 다섯 개 이상이 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기업 조직에게 위계와 계층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직 전체의 계층수가 6개를 넘어서면 위계의 순기능은 줄고 역기능이 늘어나기 시작하죠. 계층을 축소하되, 조직도상에서 만의 축소가 아닌 실질적인 축소를 했는지 확인하십시오. 계층이 실질적으로 줄면 임직원 개개인의 권한이 늘어납니다.

     

    권한과 책임 문제에 대한 두 번째 조치는 R&R의 명확화 입니다. 구체적 업무 역할에 따른 권한을 명시해 그에 따른 책임소재도 확실히 하자는 건데요. 우리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개인 차원의 권한과 책임을 명시할 필요성을 많이 느끼지 않았습니다. 집단 목표를 함께 추구하고 잘되면 다 같이 보상받는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채용부터 업무배분, 평가, 보상이 다 개별화되는 추세 속에서 그 모든 것의 기준이 되는 R&R이 모호하다는 것은 갈등의 소지가 되죠. 개인 평가에 대한 팽배한 불신도 뿌리를 찾아보면 R&R 문젠데요, 역할과 권한이 모호한데 왜 결과만 내 탓이냐는 것이죠. 그런데 조직 리더들 중에는 R&R을 명확히 해 놓으면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 못할 거라고 우려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이런 시각에 대해 저명한 조직 연구자 타라마 에릭슨은 오히려 변화가 심할수록 R&R은 더 명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예를 들어, 1분 후 어떤 환자가 들어올지 전혀 예측 못하는 가운데서도 대학병원 응급실이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효과적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구성원 개개인의 R&R이 명확하기 때문이고, 100명 이상의 대규모로 운영되는 방송국 뉴스팀이 매일매일 새로운 상황에 대처해 내는 것도 R&R이 명확하기에 가능하다는 것이죠. 간소한 방식을 활용하십시오. 듀퐁이 전사적으로 사용하는 RACI 방식은 모든 과제에 대해 과제 수행자, 보고 대상, 자문 대상, 통보 대상을 정하고 시작합니다. 인텔 개발 부문은 의사 결정해야 할 사안에 있어 누가 어떤 역할을 하는 지를 명시하는 RAPID 방식을 사용하는데요. 추진자, 합의자, 실행자, 조언자, 승인자가 누구인지, 각자 역할에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분명히 하고 의사결정을 진행하죠. 간편한 프로세스로 역할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함으로써 조직 스피드를 높여주십시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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