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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직 DNA의 의미
    2021년 FINANCE 2021. 10. 13. 08:26

    오늘은 조직 DNA의 의미, 그리고 성공기업의 DNA를 배우는 자세에 대해 포스팅해보겠습니다. 먼저, 조직 DNA의 대표적인 정의 몇 가지부터 알아보죠. ‘조직을 하나로 결속시키는 비전, 가치, 그리고 목적의식, 그 회사 고유의 경험에 바탕을 둔 성과창출 방식, 임직원들이 회사 정체성에 맞게 행동하게끔 하는 절차와 구조, 자, 들으시면서 어? 그건 조직문화 아닌가? 하는 분들 혹시 계실지 모르겠는데요. 맞습니다. 조직 DNA는 조직문화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조직문화에 비해 더 강렬하고 선명하게 들리는 어감 때문에 1990년대부터 일선 경영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기 시작했죠. 생물 DNA 유전자는 개체의 성장과 작동을 지시하는 프로그래밍 코드입니다. 한 개체를 넘어 다음 세대로 전승되죠. 만약 조직 DNA가 생물 DNA에 상응하는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면, 기업 성공에 그 보다 더 확실한 것은 없지 않을까요?

     

    그런데 DNA를 배우기는 쉽지 않다고들 합니다. 선진 기업의 DNA를 배우자, 잘되는 사업부의 DNA를 타 사업부로 전파하자 라는 구호는 많지만 확실한 성과를 보기 전에 흐지부지되곤 하죠. 어떤 경영자들은 “그게 왜 어렵죠? 무조건 그대로 하면 되잖아요?”라며 밀어붙이기도 하지만, 제가 보기엔 저돌성과 고집이 꼭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자, 성공 DNA를 배우기 위해 필요한 자세는 무엇일까요?

     

    첫째, 어떤 DNA를 배우려는지를 분명히 하십시오. 많은 경우 무엇을 배우려는 지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저 회사는 대단한 회사니까 배울 게 있겠지 라며 막연하게 접근하는데, 이는 실패의 지름길입니다. 예를 들어 구글의 DNA를 배운다면 무엇을 배우시겠습니까? 구글의 스피드인가요, 구글의 자율성인가요? 아니면 구글의 사업 확장력인가요? 물론 이 세 가지는 서로 연관되어 있어서 어느 하나를 배우더라도 다른 것들이 어느 정도는 달려옵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를 다 배우자는 것은 우리 회사를 아예 구글로 만들자는 것과 다르지 않죠. 미션 임파서블이 되는 겁니다. 무엇을 배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DNA를 배우겠다는 것은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두 번째, 배우고자 하는 성공 DNA가 무엇이든 핵심을 잡아야 합니다. 지엽적인 걸 도입하고는 DNA를 배웠다고 하면 안 된다는 말인데요. 조직문화 연구의 태두 에드가 샤인 MIT교수는조직문화에는 3개의 수준, 즉, 인공물, 표방 가치, 그리고 기본 가정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샤인 교수의 이 3 수준 모델이 조직 DNA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하는데요. 하나씩 살펴볼까요. 먼저 인공물, 페이스북의 당구대나 구글의 20% 룰을 우리 회사에 도입한다고 해서 창의성이 높아질까요? 표방 가치 역시 마찬가집니다. 인텔의 핵심가치인 위험 감수를 우리 회사도 천명하다고 해서 새로운 시도를 더 많이 하게 될까요? 정말 중요한 것은 기본 가정입니다. 이 회사에서는 무엇이 통하고 무엇이 안 통하는지, 어떻게 해야 승진하고, 어떤 행동이 불이익을 가져오는지, 모든 임직원들이 공유하고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규칙, 바로 이 기본가정이 DNA의 핵심입니다. 그 회사 임직원들을 인터뷰하고, 인터넷 사이트 등에 올라와 있는 의견들도 조사하십시오. 그래서 그들의 기본가정을 파악하십시오. 그런 후 우리 회사가 그 기본 가정을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 도입할 수 있는지 우리 스스로 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세 번째, 사람을 동기 부여하고 움직여야 DNA를 배울 수 있습니다. 생물의 DNA와 조직 DNA의 가장 큰 차이는 생물 DNA는 복제를 통해 확산, 전승되는 데 반해 조직 DNA는 복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인데요, 앞서 말한 저돌적인 경영자의 밀어붙이기 방식이 쉽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죠. 그럼 조직DNA는 무엇을 통해 확산, 전승될까요? 바로 모방입니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그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생물 유전자 gene에 대비해 사회와 조직의 유전자를 meme이라고 불렀는데요. gene이 종족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genos에서 명명된 데 착안해서 도킨스는 조직 유전자 이름을 모방 mimos에서 가져온 것이죠. 모방은 복제와 달리 당사자의 능동적 의지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 회사가 왜 선진기업의 DNA를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가를 적어도 조직의 리더들은 이해하고 솔선해야 합니다. 변화 필요성을 설득하고, 성공 DNA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직원들이 기꺼이 모방할 수 있는 모델이 되어 주십시오. 현재 많은 기업들이 한 차원 높은 단계로의 진입을 위해 근본적인 조직 변화를 필요로 한다는 점, 여러분들도 동의하실 겁니다. 성공 DNA를 효과적으로 배우는 것이 이 시점에서 특히 더 중요한 이유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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