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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을까란 생각이 도움이 될만한 책
    2021년 FINANCE 2021. 10. 10. 00:09

    이제 막 쉰에 접어든 사업가 한 분을 만났습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해 3년 동안 고전했지만 두 해 전부터 막대한 수익을 올리며 소위 성공 가도를 달린 분이었지요. 그런데 그분이 털어놓은 첫마디가 조금 놀라웠습니다. “저는 잃은 것이 더 많은 사람입니다” 밤낮없이 일을 매달리는 동안 아내와 자식들은 외국으로 떠나버렸고, 주변엔 밥 한 끼 같이 먹을 친구들도 남지 않은 상태였죠. 사업가분은 담담한 어투로 고백했습니다. “주변에 남은 사람도 없고, 기댈 사람도 없습니다. 사업도 이대로 접고 싶습니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을까요?”라고 말하는 그분께 이 책을 추천했습니다.

     

    고도를 기다리면은 대화만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철학적이고 복잡한 내용이긴 하지만 줄거리는 한 줄로 요약이 가능합니다.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라고 하는 두 방랑자가 고도’라는 인물을 기다리는 것이 내용의 전부이니까요. 어느 날 포조라는 인물이 나타나 이들에게 고도가 누구인지 묻는데요.

     

    포조: 고도는 누구요?

    에스트라공: 고도라뇨?

    포조: 그게 누구냐니까?

    블라디미르: 그건 저 그냥 아는 사람이죠.

    에스트라공: 알긴요?.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랍니다 알아보지도 못할 텐데요.

     

    책을 함께 읽던 사업가 분이 말씀하시더군요. “한심한 사람들이네요. 무슨 알아보지 못할 사람을 왜 기다리는 겁니까?” 저는 대답 대신 질문을 드렸습니다. “고도가 정말 사람을 의미할까요? 대표님의 고도는 무엇인가요?” 그분은 쉽게 답하지 못했는데요. 저는 고도를 “삶의 의미, 목표”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번 책을 잘 읽어보길 권했습니다.

     

    며칠 뒤 사업가 분이 다시 찾아오셨습니다. 저는 다시 지난 질문을 던졌는데요. “대표님이 기다리는 고도는 무엇입니까” “그야 행복한 삶이죠” 꽤 많이 생각했다는 듯 자신 있게 대답하시더군요. 그래서 다시 한번 물었는데요. “그렇다면 그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엔 금방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무작정 고도를 기다리기만 하는 주인공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고도를 기다리면서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잊어버리기까지 합니다.

     

    에스트라공: 그만 떠나자.

    블라디미르: 가면 안 되지.

    에스트라공: 왜?

    블라디미르: 우리 고도를 기다려야지.

    에스트라공: 참 그렇지 고도를 기다리고 있었지.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의 모습은 자신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는데요. 여러분께도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고도는 무엇인가요? 행복인가요? 아님 건강? 경제적인 여유인가요? 정확하게 대답하실 분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되는데요. 혹시 책의 주인공들처럼 막연한 꿈을 상기하며 그저 위로하듯 참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진 않나요?

     

    극의 1막이 끝나고 다음 날인 2막이 시작돼도 이들의 기다림은 계속됩니다. 허망한 기다림에 대해 고민하던 블라디미르가 이런 말을 합니다. 난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이성은 이미 한없는 깊은 영원한 어둠 속을 방황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당혹스러워 한 사업가분은 몇 번이고 이 구절을 다시 읽은 후 말을 꺼냈습니다. “맞습니다 나도 이들처럼 이유를 모르고 어둠 속을 방황하고 있는 것 같네요. 정말 나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그분께 질문을 바꿔 다시 물었습니다. “쉽게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당장 가장 원하는 게 뭔가요?” 그러자 이렇게 대답하시더군요. “가족들이 보고 싶습니다. 딸 손을 잡은 지가 너무 오래됐어요”라고 대답하셨는데요. 저는 그분께 책의 마지막 장면을 함께 읽기를 권했습니다.

     

    블라디미르: 내일 같이 목이나 매세. 고도가 안 온다면 말이야.

    에스트라공: 고도가 오면?

    블라디미르: 그럼 사는 거지.

    라디미르: 자, 그래 그렇다면 우리 떠날까?

    에스트라공: 그래, 가세. 하지만, 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이들은 그 자리에서 고도를 만나지 못한 채 책은 끝나는데요. 우리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자신이 원하는 바를 모른다면 실천하지 않는다면 영영 그것을 누릴 수 없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던 사업가 분이 말했습니다. “가족들이 있는 미국으로 가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그것이 바로 행복이겠죠” 라며 그리고 한 달 뒤 그분은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떠나셨는데요. 다 함께 귀국해 예전의 생활을 되찾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여러분이 기다리는 고도는 무엇입니까?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귀한 오늘을 징검다리 삼아 당장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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