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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로울 때 보면 좋은 책
    2021년 FINANCE 2021. 10. 9. 20:42

    여러분, 최선을 다해 살고 계시죠? 그런데 가끔은 가슴이 텅 빈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 않으신가요? 앞만 보며 달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멈춰서 보니 허허벌판에 혼자 서 있는 느낌이 든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이때 펼쳐보면 좋은 책을 포스팅해보겠습니다.

     

    「“나는 닭을 쫓고, 사람들은 나를 쫓지. 닭들은 모두 비슷비슷하고 사람들도 크게 다르지 않아. 그래서 나는 늘 지루해.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내 생활은 많이 달라질 거야.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을 좋아하지 않아. 밀은 나에게 아무 필요가 없거든. 그래서 밀밭을 바라봐도 나는 아무 생각도 느낌도 없어. 그건 슬픈 일이지. 하지만 아름다운 황금빛 머리카락을 지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밀밭은 내게 아주 근사한 광경으로 보일 거야. 밀밭이 황금물결을 이룰 때 네가 기억날 테니까. 그러면 나는 밀밭을 스쳐 지나는 바람 소리마저도 사랑하게 될 거야.”」

     

    이 글귀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여러분 집 책장에도 꽂혀 있을 책,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의 한 구절입니다. 여러분은 이 구절이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지난해, 은퇴를 앞두고 저를 찾아온 어느 분은 이 구절을 읽으면서 밤새도록 많은 생각을 했다고 고백하시더군요.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누군가도, 자신을 의미 있게 생각할 만한 누군가도 없는 것 같다고 말하는 분이었습니다. 사회생활을 30년 넘도록 했지만 바쁘게 살다 보니 누구와도 친밀하게 지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막연하게 외로움을 느끼던 그분은 이 구절을 통해 자신의 심리적 문제를 깨달았습니다. 시간과 에너지가 아깝다는 이유로 ‘길들임’을 회피해왔던 것이죠. 어린 왕자에서 길들인다는 것은 서로 관계를 맺고 소중한 사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누구에게 길들여져 왔는지, 또 길들이고 싶은 누군가가 있는지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사하라사막에서 책의 화자를 만난 어린 왕자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어느 날에는 해 지는 모습을 마흔네 번이나 보았어요.” 잠시 후 너는 말을 이었다. “아저씨도 알 거예요. 누구나 몹시 슬픈 날에는 해 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는 걸요.” “마흔네 번이나 볼 만큼 슬펐었니?” 어린 왕자,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장면에서 많은 분들이 눈시울을 붉혔다고 말했는데요. 마음에 구멍이 뚫린 것 같다고 호소했던 어느 분은 느닷없이 찾아온 공허함의 원인을 찾지 못해 답답해하다가 이 구절을 읊으며 펑펑 울기도 했습니다. 하염없이 일몰을 바라보는 어린 왕자의 마음에 공감했던 것이죠. 치유란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쓸쓸함을 느낍니다. 그럴 때는 자꾸 그 마음을 누르려고 애쓰기보다는 어린 왕자가 그랬듯 해질 무렵의 풍경을 한번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시간 때문이야. 하지만 너는 그것을 잊으면 안 돼.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는 거야.” “나에게는 나의 장미꽃 한 송이가 수백 개의 다른 장미꽃보다 훨씬 중요해. 내가 그 꽃에 물을 주었으니까. 내가 바람막이로 그 꽃을 지켜주었으니까. 내가 그 꽃을 위해 벌레들을 잡아주었으니까. 그녀가 불평하거나 자랑할 때도 나는 들어주었으니까. 침묵할 때도 그녀를 지켜봐 주었으니까.”」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하는 이 말에서 어떤 분은 공허함을 해소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얘기하시더군요.

    “지금부터라도 공을 들인다면 저에게도 소중한 사람이 생기고 허전한 마음도 조금은 풍요로워지겠지요?”라고요. 다른 존재에 공을 들인다는 것에는 다양한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능동적인 삶의 자세, 희생도 아랑곳하지 않는 열정, 거짓이 끼어들 틈 없는 진심... 살다보면 어느덧 잊게 되는 것들이지요.

     

    어린 왕자를 추천하면 열에 아홉 분은 “이미 읽은 책”이라고 말합니다. 분명 <어린 왕자>는 모르는 사람을 찾는 게 어려울 정도로 친숙한 책입니다. 그런데 정작 끝까지 읽었다는 사람도, 그 의미를 되새기며 읽은 사람도 만나기가 어렵지요. 그 이유 또한 어린 왕자 속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어른들에게 새 친구에 관해 얘기를 하면 그들은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결코 묻지 않는다. “목소리는 어떠니? 어떤 놀이를 좋아하니? 나비를 수집하니?”하는 등의 말은 묻지 않고 “나이는 몇이니? 형제는 몇이니? 몸무게는 얼마니? 그 애 아버지는 얼마나 버니?” 하고 묻는다. 그래야만 어른들은 그 친구를 알게 되었다고 믿는다.」

     

    우리는 이 구절에 나오는 것처럼 본질을 보지 못하는 어른들인 것이죠. <어린 왕자>를 추천할 때마다 세 가지를 강조하는데요. “길이가 짧으니 이왕이면 끝까지 읽으세요.” “마음에 와닿는 구절은 꼭 적어두세요.” 그리고 “적은 구절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세요.”입니다. 살면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어린 왕자>를 펼쳐보세요. 어린 왕자의 명구절처럼,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우물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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