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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 한장웹소설
    일상의 관심 2017. 6. 21. 15:50

    잠을 자고 있었던 것 같은데, 눈을 떴지만 잠결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공간에서 서 있었다.

    우형의 눈앞에 지연이 보였다.

    그리고 지연의 발 밑에는 칼날 아름다운 긴 단검이 보였다.

    지연은 고개를 숙이고 말이 없었다.

     

    이해 할 수 없는 상황이였지만 우형은 지금의 이 모든 상황을 이해되고 있었다.

    지연에게 다가가 미소 지으며 힘없는 말을 내 뱉었다.

     

    "지연씨 못하겠죠"

     

    지연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우형은 단검을 들어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죽기전에 하고 싶은게 지연씨와의 키스였는데 지금 상황에 괜찮을까요?"

     

    또, 아무런 말이 없다.

    우형은 지연의 입술에 얼굴을 천천히 가까이 움직였다.

    입술이 닿기 전 우형은 지연의 손을 잡아 칼 끝을 자신의 심장에 위치했다.

    지연의 손 끝이 심하게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입술이 닿을 무렵 지연의 손을 천천히 잡아 당겼다.

     

    현실과는 다른 세상이어서 였을까

    칼 끝이 피부에 닿는 느낌만 있을 뿐 아무런 고통은 없었다.

     

    그 아름다운 칼 끝이 심장에 이르렀을 때 '' 하는 느낌과 함께 깊은 바다에 순간 빨려들어가는 느낌,

    그리고 엄청난 무기력!

    오른쪽 눈에서 눈물이 한방울 흘러내렸다.

     

     

    지연의 자신의 방 침대에서 눈을 떴다.

    눈을 떴지만 손 끝이 저렸다.

    꿈을 내용이 매우 기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꿈속에 우형은 가끔 모임에서 봤던 몇 번의 모습보다도 더 생생했다.

    출근 준비를 했다.

    매일 먹는 아침 식사를 오늘은 생략하기로 했다.

     

    오전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우형의 연락처가 저장되어 있지 않아 지인을 통해 연락처를 받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우형에게 문자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지연이라고 하는데 기억하세요^^"

     

    답장은 오지 않았다.

    점심도 먹고 싶지 않아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핸드폰 진동에 답장인가 하고 핸드폰을 본 순간 심장이 조여왔다.

    우형과 함께 하고 있는 모임 사람들에게 보내진 단체 문자였다.

    문자 마지막에는 장례식장 주소가 적혀있었다.

     

    '우형이 죽었다!'

     

     

    우형은 눈을 떴다.

    이사오고 나서 커튼을 달지 않아 늦잠 자고 일어날 때면 눈이 너무 부셨다.

    지금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밝은 햇빛속에서도 지금까지 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우형은 꿈의 내용을 생각하면 미소를 지었다.

    슬프기도 했지만 마음속에 두었던 지연과의 입맞춤 때문이였다.

    입맞춤의 느낌이 너무도 생생했다.

     

    기지개를 피다가 손에 걸리는 핸드폰을 들어 보다가 잠자는 동안에 도착한 문자를 확인했다.

    창호형의 문자였다.

    그리고 온 몸에 힘이 빠졌다.

    벽에 기대였다.

    눈물이 흘렀다.

     

    '예지몽 이였을까...'

     

    창호형의 문자는 강지연 장례의 부고 문자였다.

    지연은 단체 모임에서 만나 인사 몇번 주고 받은 사이 정도이고, 함께 일도 하고 했지만 아직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사이는 아니였다.

    하지만 알고 지낸 시간이 길고 마음에 담은 자리가 커서 더 슬펐다.

     

    고백을 하기로 마음 먹고 다시 거둔기를 몇번 반복 했었는데 하지 못한 고백이 너무 아프게 다가왔다.

    저녁에 만나서 모임의 사람들과 만나서 같이 조문을 가기로 했다.

    몇 시간 정도 남아있지만 그때가지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조문을 가는 것조차도...

     

     

    지연은 우형의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장례식장에 가는 동안 우형의 모습들이 선명하게 머리속에서 떠 올랐다.

    마주하게 되면 기분 좋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이였다.

    하지만, 단둘이 만나서 이야기 나누거나 한 것은 얼마 전 모임에서 저녁 노을 보면 앉아 쉬고 있는데,

    믹스커피를 탄 종이컵을 가지고 와서 이야기를 나눈게 다 였다.

     

    한시간 넘게 편안한 대화를 했던 것 같다.

    꿈이 다시 생각이 났다.

    '우형의 죽음은 꿈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꿈속에서 어느 순간 우형이 눈에 들어왔다.

    지연은 우형이 보기 전에 하나의 목소리를 들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보일 것 입니다.

    당신은 이미 죽었지만 당신의 발 밑에 있는 단검으로 그 사람이 죽는다면 당신은 살고 그 사람은 죽을 것입니다."

     

    목소리가 사라지고 우형이 지연 앞에 나타난 것이였다.

    그 다음 우형은 쓰려졌고 지연은 잠에서 깨어났다.

     

     

    우형은 문자를 확인한 이후 움직이지 않고 몇 시간을 더 그대로 보냈다.

    조금 있으면 조문을 가야 하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 마음과 몸을 일으켰다.

    이제는 좀 괜찮아져 움직일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의 손잡이를 당겼다.

    하지만 잠겨있는 크나큰 철문처럼 움직여지지 않았다.

    문틈으로 쇠로 된 자를 넣어 당겨보았다.

    문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

     

    우형은 그렇게 방문이 열리지 않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그러한 방문을 열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하는 동안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었다.

     

    나무로 된 방문의 한쪽 끝에 시트가 벗겨진 듯 너풀거렸다.

    눈에 너무도 거슬렸다.

     

    우형은 그 시트의 끝을 잡아 천천히 잡아당겼다.

    천천히 계속 잡아당겼다.

    그 시트 뒤에서는 검은 공간이 보였다.

     

    막히지 않은 열린 공간이였다.

    우형은 미친듯이, 정신없이 공간을 모두 벗겨내기 시작했다.

    우형이 잠에서 깨어나 한참을 앉아있었던 침대 역시 시트속 그림이 되어 가볍게 뜯겨졌다.

     

    천장 조차도 손을 약간 들면 닿을 정도로 낮았다.

    그리고 모두 벗겨내자 어두운 끝없이 펼쳐진 공간이 되었다.

     

    순간 저 멀리 밝은 빛이 틈으로 흘러나오는 문을 보게 되었다.

    처음 꿈 속에서 지연을 봤을 때처럼 지금의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그때도 지금도 모든 상황이 이해되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다.

    저 문을 열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것을 알았다.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눈물이 아닌 행복이 느껴졌다.

    지켜야 하는 사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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