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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둠속에 갇히다. 한장웹소설
    일상의 관심 2017. 6. 15. 01:54

    ‘나의 현실은 행복하지 않다’라고 자주 생각을 해 왔다.
    그러던 어느 날 뜻하지 않은 곳에서 처음 들어보는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떤 빛도, 색의 구분도 없이 매우 짙은 어둠이었다.
    어둠과 목소리 모두 처음 이였지만 난 그 목소리가 신의 소리라는 생각을 했다. 의심할 여지없이 분명했다.
    그 목소리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려보내줄 수 있다. 진정 그대가 원하는 것인가.”

    최근에 항상 소원했던 것이었기 때문에 고민할, 가능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필요하지 않았다.
    시간을 돌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20대든 무엇이든 기초를 쌓을 10대로 돌아가고 싶었다.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지금보다 더 훌륭하고 행복한 삶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진심을 다해서 말했다.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요.”
    “지금부터 앞으로만 멈추지 말고 뛰어가거라. 지쳐 멈춘 곳의 거리만큼을 시간으로 계산하여 넌 과거의 시간 속에서 다시 눈을 뜨게 될 것이다.”

    그리고 목소리는 사라졌다.
    더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했다면 물어보고 싶은 것이 생겼을 텐데 이제 그 목소리는 이곳에 없는 것 같다.

    짙은 어둠에서 첫발을 떼는 것조차도 어려웠다.
    바로 앞에 큰 벽이 나를 가로 막을 것만 같았다. 왼팔을 앞으로 뻗어 움직여보았다. 아무것도 닿는 것이 없었다. 한발이 앞으로 나갔다. 이제는 두 팔을 벌려 휘졌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한발.

    한발 한발 내딛은 발자국은 걸음이 되고 걸음은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발에 걸리거나 부딪히지 않았다. 어둠속에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익숙해지고 오히려 걷기보다 가볍게 뛰기 시작하니 전체적으로 편안해졌다.

    뛰는 속도가 너무 빨라 그 속도를 주체하지 못해서 넘어지거나 발을 헛디디지 않도록 너무 빠르지 않게 중간에 속도도 늦추어 가면서 뛰기 시작했다.

    “이렇게 뛰면 되나요?”

    나는 소리쳤지만 어떤 목소리도 답이 되어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로도 몇 번의 질문을 던져보았지만 항상 내 소리는 어둠속에서 사라져버렸다.

    답이 없는 질문을 할 필요가 없어지고 마음이 좀 편안해지자 과거로 돌아가서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최대한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어느 나이에서 깨어나더라도 내가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세우기 시작했다. 많은 생각들을 풀어내고 정리하면서 뛰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얼마나 뛰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적어도 몇 시간은 흐른 것 같은데 배가 고프지도 않고 다리가 아프지도 않다. 어둠속에서 시간을 잘 못 계산했을지도 모른다.

    지금 멈출 수는 없다.

    이런 기회는 다시는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처음 발 내 딛었을 때보다 기분이 많이 좋아졌고 그 어떤 기대감에 흥분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흥분이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난 최대한 멀리가고 싶은데 내가 얼마나 뛰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뛰었지만 이 거리가 한 시간 밖에 안 되는 거리라면 몇 달 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밖에 안 된다면 난 이 엄청난 기회를 버린 꼴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 지금 이 상황에 힘을 넣기로 했다. 행복해질 삶을 꿈꾸고 다른 사람들과의 삶을 비교하면서 내 행복의 기준을 꿈꾸고 또 꿈을 꾸었다.

    지금의 이 상황이 꿈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었지만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멈추지 말고 계속 뛰어야 한다.

    지금은 과거로 돌아가서 어떤 삶을 살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고 머릿속에는 한 가지 말만 떠올랐다.

    ‘멈추면 안 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멈추지마라” 라고 중얼거리면서 뛰고 있었다.
    그렇다 난 계속 뛸 것이다. 긴 어둠속에서 끝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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