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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표를 제대로 세우고 활용하는 방법
    2021년 FINANCE 2021. 10. 13. 08:50

    경영에서 목표만큼 막중한 단어가 또 있을까요? 우리는 하루가 멀다 않고 목표를 얘기하고,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목표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목표에 웃고 목표에 울죠. 최근 설문을 통해 기업 관리자들에게 현재의 스피드에 가장 크게 영향 미치는 요소 그리고 3년 후 스피드에 가장 크게 영향 미칠 요소가 무엇인지를 물었는데요, 제시한 다양한 선택지 중 명확한 목표 인식이 현재 스피드와 미래 스피드에서 공히 중요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목표임에도 충분한 효력을 발휘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환경이 불확실하거나 어려울수록 우리는 목표를 중심으로 대동 단결하자고 외치지만, 오히려 결집력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고요. 더 큰 도전과제에 당면할수록 더욱더 강력한 목표의식이 필요하지만 사람들을 오히려 냉소적이 되는 경향이 있죠. 스피드의 제1 드라이버인 목표, 이 목표를 제대로 세우고 십분 활용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먼저, 많이 들으신 얘기겠지만, 목표는 명확해야 합니다. 나중에 가서 달성했는지 못했는지 판정하기도 어려운 두루뭉술하고 뿌연 목표는 목표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없죠. 그런데, 여기서 한번 질문해 보죠. 어떤 목표가 명확한 목표일까요? 즉각 떠오르는 건 아마 수치 목표일 것입니다. 수량화되면 측정될 수 있고, 측정되는 것은 관리될 수 있다. 목표관리, 즉, MBO의 핵심 격언이죠.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과연 목표를 수치로 제시했다고 해서 충분히 명확하다 할 수 있을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수치 목표라도 그 수치가 왜 나왔는지 모르고 그 목표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모를 때는 여전히 불명확하죠. 1990년대 미국의 시어스는 백화점 내 자동차 수리센터에 수리기사 1명의 매출 목표를 시간당 147달러로 부과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기사들은 고객에게 수리비를 과다 청구하거나 수리가 필요 없는 부분까지 수리해야 한다고 강권했습니다. 고객의 불만이 폭발했고, 결국 목표는 폐기 처분되었죠. 한눈에 보아도 단순 명료한 수치였지만, 수리기사들에게는 명확한 목표가 되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목표가 명확하기 위해서는 수치 제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두 번째, 목표에 의미를 부여하는 맥락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맥락이란 바로 우리 자신의 현 위치,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이죠. 맥락이 이해되어야 수치목표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띠게 됩니다.

     

    델파이는 당시 파산보호 상태에서 막 벗어나 턴어라운드에 사활을 걸고 있었죠.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전사 ITO(Innovation & Technology Office)라는 조직의 프레젠테이션이었는데요. 이들은 회사의 모든 기술과 제품들을 5개 전략 방향에 따라 그리고 사업부별로 배치한 후 각 기술과 제품이 경쟁사 대비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를 색깔과 퍼센트로 표시를 했습니다. 이를테면, 파란색은 절대 우위 영역, 초록색은 안전영역, 노란색은 경고 영역, 빨간색은 위험영역, 그리고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다면 몇 퍼센트 정도 우위인지, 열위이면 또 몇 퍼센트 정도 열위인지를 적시하고 있었죠. 또 각 제품의 시장점유율도 표시했는데요, Delphi의 수익 70%가 시장 1, 2위 제품에서 창출될 정도로 시장 지위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ITO는 기술과 제품 평가 결과를 전사 관련부서와 공유하고 지속 추적했습니다. 물론 현 위치에 변동이 생기면 바뀐 내용을 곧바로 반영해 다시 공유하고요. 이런 방법으로 Delphi임직원은 자사의 강약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또 회사가 전략에 따라 실제 움직이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회사 전체가 목표의 맥락을 만드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전사 차원에서부터 시작하십시오. 많은 회사가 이미 경쟁사 파악에 인력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전략 방향 결정을 위해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이 소중한 정보가 그저 참고용 보고서로만 만들어질 뿐 목표와 연결되어 임직원들에게 전달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현 위치와 나아갈 방향을 전사 목표 설정에 기본으로 활용하면 부서와 개인들도 그 습관을 따라가게 되고, 회사 내 크고 작은 조직과 구성원 개인들의 목표 인식이 한층 명확해집니다. 그리고 정말 좋은 것은 리더들은 목표에 대해 부하들과 커뮤니케이션할 거리가 훨씬 많아진다는 것인데요, 수치를 맞췄는지 못 맞췄는지를 넘어서 우리가 그 목표를 달성해야만 하는 이유, 다른 부서나 다른 팀원들과의 협력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되죠.

     

    마지막으로, 혹시 맥락을 만드느라 실행 속도가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비용도 부담스럽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업 환경 변화가 심하다는 것은 맥락의 변화가 심하다는 것입니다. 맥락을 이해하고 있는 조직은 변화를 빨리 감지해 냅니다.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으니, 속도는 떨어지지 않고, 올라갑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거나 상시 수집하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자는 쪽으로 집중한다면, 비용 부담도 생각처럼 크지 않습니다. 2012년 델파이의 ITO는 단 3명으로 이루어진 미니 조직이었습니다. 명확한 목표 인식으로 빨라지십시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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